본문 바로가기
2010.08.06 01:13

접수하다

조회 수 9130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접수하다

우리말에는 한자어 명사에 접미사 ‘-하다’가 붙은 동사나 형용사가 많다. 근래에 와서는 영어에서 온 말에 ‘-하다’가 붙은 동사나 형용사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사전이 수용하건 말건 실제 일상 언어생활에서 버젓이 쓰이고 있다. ‘심플하다, 모던하다’ 등은 이미 우리 언어생활에 깊숙이 침투했고, 영어깨나 한다는 지식인들은 비공식인 자리에서 ‘플렉시블하다’ 따위의 말을 거리낌없이 쓰고 있다.

재미 삼아 ‘모던하다’를 뜯어보자. ‘모던’은 어근, ‘-하다’는 접미사로 나뉜다. 다시 ‘모던하’는 어간, ‘-다’는 어미로 나뉜다. 어간 ‘모던하’는 기이한 느낌마저 준다.

“이○○은 7월 28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하고 이들 4명에게 총 2억3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중앙 일간지 기사에서 잘라온 문장이다.

‘접수하다’는 한자어 명사 ‘접수’(接受)에 접미사 ‘-하다’가 붙어 동사로 쓰이는 낱말이다. 그런데 문장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소장을 접수한 것은 서울중앙지법이다. 그러니까 ‘접수’라는 행위의 주체는 서울중앙지법이다. 그러나 기사의 문장은 소장을 낸 사람의 행위에다 ‘접수하고’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주술이 어긋나 있다. 틀린 줄도 모르고 흔히 쓰는 말이다.

“소장을 제출했다”로 하면 반듯하다. 이○○은 소장을 제출했고 중앙지법은 접수한 것이다. ‘제출했다’를 ‘냈다’로 하면 더 간명한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31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88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780
1170 라이방에 봉고 바람의종 2008.09.30 7438
1169 십팔번, 가라오케 바람의종 2008.09.29 7144
1168 않는, 않은 바람의종 2008.09.29 15563
1167 수만이 바람의종 2008.09.29 6263
1166 밤을 지새다, 지새우다 바람의종 2008.09.27 12601
1165 작니?, 작으니? 바람의종 2008.09.27 6642
1164 어떡해, 어떻게, 어떻해 바람의종 2008.09.27 9660
1163 돟습니다레! 바람의종 2008.09.27 6798
1162 몇일, 며칠 바람의종 2008.09.26 6729
1161 결단, 결딴 바람의종 2008.09.26 8620
1160 안절부절 하다 바람의종 2008.09.26 7044
1159 주소서 바람의종 2008.09.26 5930
1158 바람의종 2008.09.26 5224
1157 윗옷, 웃옷 바람의종 2008.09.25 7853
1156 옷매무새, 옷매무시 바람의종 2008.09.25 9313
1155 보약 다리기 바람의종 2008.09.25 7960
1154 핀과 핀트 바람의종 2008.09.25 9007
1153 당신은 누구시길래 바람의종 2008.09.24 8292
1152 딛었다, 디뎠다 바람의종 2008.09.24 8934
1151 맨날, 만날 바람의종 2008.09.24 7445
1150 맵토이 바람의종 2008.09.24 6978
1149 있냐? 없냐? 바람의종 2008.09.23 903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