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23 13:47

조개껍질

조회 수 10506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조개껍질

뜻이 서로 비슷한 말을 ‘유의어’(類義語)라고 한다. ‘유의어’는 뜻이 서로 비슷하기는 하나 동의어에서는 조금 더 멀어진 말이다.

“성장과 경제성을 아무리 외쳐도 거기에 인간이 빠져 있다면 죽은 조개껍질의 나라일 뿐이다.” 중앙 일간지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껍질과 껍데기는 유의어라고 하겠다. 사전을 찾아보면 ‘껍질’은 ‘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로, ‘껍데기’는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로 풀이하고 있다. 딱딱한가, 딱딱하지 않은가에 따라 두 말이 나뉜다. 그런데도 표준국어대사전은 ‘조개껍질’과 조개껍데기를 함께 올려놓았다. 껍질과 껍데기의 풀이에 갖다 대보면 ‘조개껍질’은 어긋난다.

이 두 말을 가치 개념으로 생각해 보면 간단치 않다. ‘껍질’은 ‘알’과 맞서는 말로 서로 가치중립적이다. “벼가 알이 찼다”에서 ‘알’은 벼 열매의 속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벼 열매에서 알과 껍질은 물체의 구성 부위를 지칭하는 가치중립적 개념이다. 그러나 사전의 해석을 벗어나 ‘벼껍데기’라는 말을 상정해 보면 이는 ‘알맹이’와 맞서는 가치 판단적 개념이다. 물체의 구성 부분을 유용한 알맹이와 쓸모없는 껍데기로 나눈 것이다.

조개에서 조갯살과 조개껍질을 가치중립적으로 본다면 ‘껍질’을 수긍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사에서는 형편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썼으므로 ‘껍데기’가 옳겠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26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85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599
2446 개연성/우연성/필연성 바람의종 2012.05.10 10630
2445 아내와 부인 바람의종 2010.03.19 10621
2444 불구하고?/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5 10620
2443 주책 바람의종 2010.07.12 10615
2442 아지랑이, 아지랭이 바람의종 2009.07.07 10611
2441 엿장수, 엿장사 바람의종 2010.04.23 10611
2440 조리다와 졸이다 바람의종 2010.10.04 10610
2439 여운을 남기다 바람의종 2010.02.07 10609
2438 뜨거운 감자 바람의종 2009.04.09 10608
2437 날 뭘로 보고! 바람의종 2011.12.12 10608
2436 어르다, 으르다 바람의종 2010.09.01 10607
2435 들추다, 들치다 바람의종 2009.11.24 10605
2434 내지 바람의종 2009.05.24 10601
2433 명태의 이름 바람의종 2010.05.05 10597
2432 돈 깨나 있냐? / 돈은 커녕 바람의종 2010.03.18 10597
2431 녹초가 되다 바람의종 2010.03.06 10589
2430 날개쭉지 바람의종 2012.08.14 10587
2429 진, 데님 바람의종 2010.05.07 10580
2428 가듯, 갈 듯 바람의종 2009.08.01 10580
2427 삭이다, 삭히다 / 썩히다, 썩이다 / 박히다, 박이다 바람의종 2008.10.10 10579
2426 어금지금하다 바람의종 2010.01.08 10575
2425 중국의 언어 바람의종 2008.02.24 1057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