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23 13:47

조개껍질

조회 수 10479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조개껍질

뜻이 서로 비슷한 말을 ‘유의어’(類義語)라고 한다. ‘유의어’는 뜻이 서로 비슷하기는 하나 동의어에서는 조금 더 멀어진 말이다.

“성장과 경제성을 아무리 외쳐도 거기에 인간이 빠져 있다면 죽은 조개껍질의 나라일 뿐이다.” 중앙 일간지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껍질과 껍데기는 유의어라고 하겠다. 사전을 찾아보면 ‘껍질’은 ‘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로, ‘껍데기’는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로 풀이하고 있다. 딱딱한가, 딱딱하지 않은가에 따라 두 말이 나뉜다. 그런데도 표준국어대사전은 ‘조개껍질’과 조개껍데기를 함께 올려놓았다. 껍질과 껍데기의 풀이에 갖다 대보면 ‘조개껍질’은 어긋난다.

이 두 말을 가치 개념으로 생각해 보면 간단치 않다. ‘껍질’은 ‘알’과 맞서는 말로 서로 가치중립적이다. “벼가 알이 찼다”에서 ‘알’은 벼 열매의 속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벼 열매에서 알과 껍질은 물체의 구성 부위를 지칭하는 가치중립적 개념이다. 그러나 사전의 해석을 벗어나 ‘벼껍데기’라는 말을 상정해 보면 이는 ‘알맹이’와 맞서는 가치 판단적 개념이다. 물체의 구성 부분을 유용한 알맹이와 쓸모없는 껍데기로 나눈 것이다.

조개에서 조갯살과 조개껍질을 가치중립적으로 본다면 ‘껍질’을 수긍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사에서는 형편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썼으므로 ‘껍데기’가 옳겠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74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34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222
2864 값과 삯 바람의종 2007.12.26 6091
2863 며느리밥풀 바람의종 2008.01.19 6091
2862 사이소예 바람의종 2008.09.02 6094
2861 너한질라 바람의종 2008.12.10 6096
2860 바람의종 2008.11.22 6110
2859 요샛말로 … 바람의종 2008.06.23 6115
2858 대증요법 바람의종 2007.11.03 6119
2857 살쾡이 file 바람의종 2009.07.15 6122
2856 멍귀·귿환·머흘쇠 바람의종 2008.06.24 6128
2855 관해/대하여/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5 6128
2854 다락밭 바람의종 2008.06.22 6132
2853 벽창호 風磬 2006.11.30 6134
2852 덩어쇠 바람의종 2009.03.03 6135
2851 두꺼비 바람의종 2009.09.06 6135
2850 민원 바람의종 2009.07.18 6144
2849 쇠르 몰구 가우다! 바람의종 2008.10.14 6147
2848 겹말을 피하자(上) 바람의종 2008.05.06 6154
2847 마도로스 바람의종 2009.08.29 6155
2846 비둘기 바람의종 2009.04.14 6164
2845 미망인 바람의종 2007.07.05 6164
2844 벌써, 벌써부터 바람의종 2009.05.02 6166
2843 대박 바람의종 2009.05.25 616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