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20 07:38

깜빡이

조회 수 9480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깜빡이

필자는 다른 글에서 비교적 근래에 만들어진 우리말 중에서 가장 멋진 말로 ‘삐삐’와 ‘깜빡이’를 든 일이 있다. 삐삐는 휴대전화에 밀려 거의 사라졌지만, 그 이름만은 휴대전화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핸드폰, 모바일폰, 휴대폰’ 등으로 불리는 휴대전화는 불행하게도 ‘삐삐’와 같은 좋은 이름을 얻지 못했다.

“오른쪽 깜박이와 왼쪽 깜박이를 번갈아 켜면 중도인가.” 중앙 일간지에 실린 칼럼의 한 구절이다.

깜빡이는 자동차의 방향 지시등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불빛이나 별빛 따위가 잠깐 어두워졌다 밝아지는 모양, 또는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부사 ‘깜빡’에 접미사 ‘-이’가 이어진 말이다. ‘깜박’과 ‘깜빡’은 느낌의 차이만 있을 뿐 의미로 나누어지지는 않는다. ‘깜빡’이 ‘깜박’보다 센 느낌을 줄 뿐이다. 사전은 느낌의 차이를 인정해 두 말을 함께 실어놓았다. 그러나 자동차의 방향 지시등을 이르는 말로는 ‘깜빡이’만 실어놓았다. 어떤 사전은 ‘깜박이’를 ‘깜빡이’의 잘못으로 설명하고 있다.

신문 칼럼에서는 ‘깜박이’로 썼다. 사전적으로만 보면 잘못 쓴 말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부사 ‘깜박’과 ‘깜빡’의 골라 씀은 자의적이다. 그러나 여기에 접미사 ‘-이’를 붙여 명사로 쓸 때에는 ‘깜빡이’로 통일한다는 것이 사전의 의도이겠으나, 언중에게 ‘깜박이’와 ‘깜빡이’ 중 하나를 골라 쓸 수 있을 정도의 권리는 있지 않을까.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85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51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364
1148 무크(지) 바람의종 2009.11.08 7530
1147 성과 이름 바람의종 2009.03.08 7529
1146 잠바 바람의종 2008.11.25 7525
1145 찌찌 바람의종 2009.05.31 7521
1144 둥글레 바람의종 2008.05.10 7520
1143 소라색 바람의종 2008.02.15 7520
1142 자일, 아이젠 바람의종 2009.05.29 7519
1141 눈살, 등쌀 바람의종 2009.03.04 7516
1140 마진 바람의종 2009.11.24 7515
1139 칼럼리스트 바람의종 2010.03.05 7515
1138 주먹구구 바람의종 2007.05.18 7514
1137 칼미크말 바람의종 2007.11.06 7511
1136 서울 風磬 2007.01.19 7509
1135 너무 바람의종 2008.07.16 7509
1134 전운 바람의종 2009.06.12 7504
1133 젠 스타일 바람의종 2008.11.20 7503
1132 갑작사랑 바람의종 2008.05.05 7501
1131 메다, 매다 바람의종 2008.10.14 7501
1130 복지리 바람의종 2010.02.12 7501
1129 도락 바람의종 2007.06.26 7500
1128 뱃속, 배 속 바람의종 2012.05.10 7500
1127 인상착의, 금품수수 바람의종 2009.08.06 74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