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20 07:31

구소련

조회 수 11845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구소련

일부 명사 앞에 붙어 ‘묵은’, ‘낡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구-’가 있다. ‘구세대, 구제도, 구시가지’ 등으로 쓰인다. 이 말은 한자 ‘舊’에서 온 말로서 ‘신’(新)과 맞선다. 따라서 ‘신세대, 신제도, 신시가지’ 등의 말도 있다.

“탈냉전과 함께 이념적 경직의 마술에서 깨어나고 구소련 외교문서의 대규모 공개에 힘입어…” 6·25 전쟁의 성격을 다룬 중앙 일간지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지금은 몰락하고 없는 ‘소련’을 ‘구소련’이라고 했다. 접두사 ‘구-’와 ‘신-’의 맞섬으로 보면 ‘구소련’은 ‘신소련’이라는 짝을 갖지 못한다. 소련이 몰락하고 다시 소련이 생겨났다면 ‘구소련’과 ‘신소련’으로 구분할 수 있겠지만, 소련은 몰락한 소련 그것뿐이다. 접두사 ‘구-’와 ‘신-’이 맞서지 못하고 어느 한쪽만 있는 말은 이상하게 느껴진다. 멸망한 고려와 조선은 그냥 고려이고 조선이지, ‘구고려’, ‘구조선’은 이상하지 않은가.

‘신한국’이라는 짝을 갖지 못한 ‘구한국’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다. 구한국은 1897년 10월12일부터 1910년 8월29일까지의 이 땅의 국호인 ‘대한제국’의 다른 호칭으로 흔히 ‘구한말’이라고도 한다. 대한제국을 ‘구한국’이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구별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신한국’이라는 말을 품고 있다.

일부 사전은 ‘구’(舊)를 관형사로 올려 ‘지난날의’, ‘지금은 없는’으로 풀이하고 있다. 굳이 이 뜻에 맞추어 ‘지난날의 소련’이란 뜻으로 쓰려면 ‘구 소련’으로 띄어 써야 할 것이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49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99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988
1148 비싼 돈, 싼 돈 바람의종 2010.02.06 7550
1147 주먹구구 바람의종 2007.05.18 7549
1146 바람직안해 바람의종 2009.10.28 7547
1145 갑작사랑 바람의종 2008.05.05 7546
1144 통틀어 바람의종 2007.03.30 7545
1143 모아지다 바람의종 2008.11.25 7545
1142 둥글레 바람의종 2008.05.10 7537
1141 배식 바람의종 2009.02.03 7536
1140 마진 바람의종 2009.11.24 7535
1139 무크(지) 바람의종 2009.11.08 7531
1138 눈살, 등쌀 바람의종 2009.03.04 7530
1137 갈갈이, 갈가리 바람의종 2008.10.30 7527
1136 잠바 바람의종 2008.11.25 7525
1135 서울 風磬 2007.01.19 7525
1134 미꾸라지 바람의종 2007.12.21 7524
1133 찌찌 바람의종 2009.05.31 7524
1132 소라색 바람의종 2008.02.15 7524
1131 칼럼리스트 바람의종 2010.03.05 7523
1130 날래다와 빠르다 바람의종 2008.01.29 7520
1129 자일, 아이젠 바람의종 2009.05.29 7519
1128 안양 바람의종 2007.07.30 7516
1127 젠 스타일 바람의종 2008.11.20 75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