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12 20:21

쉼표 하나

조회 수 8787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쉼표 하나

글이란 쉼표 하나까지도 정확하게 써야 한다고 할 때, 예를 드는 고전이 있다.

1889년 미국 의회에서 가결된 관세법에서 쉼표를 잘못 찍는 바람에, 다음해에 법을 고칠 때까지 200만달러의 관세 수입을 날려버렸다는 이야기다. ‘모든 외국산 과일나무’(All foreign fruit plants)라고 한 것이 인쇄 과정에서 쉼표가 잘못 들어가 ‘모든 외국산 과일과 나무’(All foreign fruit, plants)로 되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85년 창립된 민주당의 리더십협의회는 90년 아칸소 주지사 클린턴을 의장으로….” 미국 ‘뉴올리언스 선언’을 다룬 신문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미국 민주당이야 뿌리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200년도 더 된 정당이다. 그러니 칼럼의 내용으로 보나 시기로 보나 85년에 창립된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 내의 ‘리더십협의회’다. 그러나 기사 문장을 미국의 관세법 식으로 따지고 들면, 85년에 창립된 것은 민주당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꼭 필요한 곳에 쉼표를 생략해 버렸기 때문이다. “85년에 창립된 민주당의…”라고 하면 그 뒤에 무슨 말이 오든 85년에 창립된 것은 민주당이다. 기사 문장을 뜯어보면 ‘리더십협의회’라는 명사를 ‘창립된’과 ‘민주당의’라는 두 관형어가 각각 수식하고 있다. 이럴 땐 두 관형어 사이에 쉼표를 찍어 ‘85년 창립된, 민주당의 리더십협의회’라고 해야 확실하다.

우재욱/시인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6789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3329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8374
    read more
  4. 스프링클러, 랜터카

    Date2008.06.27 By바람의종 Views5352
    Read More
  5. 스포츠 중계

    Date2012.08.17 By바람의종 Views11578
    Read More
  6. 스펙

    Date2009.07.15 By바람의종 Views5459
    Read More
  7. 스킨십

    Date2009.08.04 By바람의종 Views7328
    Read More
  8. 스크린 도어

    Date2010.03.02 By바람의종 Views8975
    Read More
  9. 스스로를?

    Date2009.04.09 By바람의종 Views5903
    Read More
  10. 스스럼없다

    Date2007.01.19 By風磬 Views12890
    Read More
  11. 스끼다시

    Date2008.02.16 By바람의종 Views12658
    Read More
  12. 쉽게 찾기

    Date2007.11.03 By바람의종 Views6382
    Read More
  13. 쉼표 하나

    Date2010.07.12 By바람의종 Views8787
    Read More
  14. 쉬다와 놀다

    Date2007.10.14 By바람의종 Views10024
    Read More
  15. 쉐보레 유감

    Date2011.10.25 By바람의종 Views10147
    Read More
  16. 숫컷, 숫소?

    Date2008.09.30 By바람의종 Views4878
    Read More
  17. 숫자의 속음들

    Date2010.08.06 By바람의종 Views8251
    Read More
  18. 숫구미

    Date2008.09.03 By바람의종 Views7791
    Read More
  19. 술이홀과 파주

    Date2008.04.22 By바람의종 Views7474
    Read More
  20. 술과 음식

    Date2010.02.15 By바람의종 Views8354
    Read More
  21. 숟가락, 젓가락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8365
    Read More
  22. 숟가락

    Date2010.05.28 By바람의종 Views11906
    Read More
  23. 순직

    Date2022.02.01 By風文 Views1114
    Read More
  24. 숙제

    Date2007.07.28 By바람의종 Views5000
    Read More
  25. 숙맥

    Date2010.05.30 By바람의종 Views934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