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5.18 16:12

굴레와 멍에

조회 수 11517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굴레와 멍에

<워낭소리>라는 영화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전은 ‘워낭’을 ‘마소의 귀에서 턱밑으로 늘여 단 방울, 또는 마소의 턱 아래에 늘어뜨린 쇠고리’로 설명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한우’라고 하면 모두 최고급 쇠고기로 인식한다. 그러나 한우는 전통적으로 육우가 아니라 역우(役牛)였다. 쟁기로 논밭을 갈고 무논에 써레질을 하는 일이 모두 소의 몫이었고, 수레를 끄는 일도 소나 말이 맡았다.

“민주화 운동에는 도움됐지만 민주화 이후엔 굴레와 멍에” 신문 기사의 부제다. 소에게는 ‘굴레’니 ‘멍에’니 하는 장신구(?)들을 많이 채웠다. 힘센 소를 쉽게 부리기 위해서 제일 먼저 코뚜레를 뀄다. 소의 두 콧구멍 사이를 뚫은 나뭇가지를 동그랗게 묶은 것이 코뚜레다. 여기에 고삐를 맨다. 고삐를 잡아당기면 아무리 힘센 소라도 당기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소의 머리와 목을 감아 고삐에 걸쳐놓은 것이 굴레다. 소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서 ㄱ자 형으로 생긴 나무를 소의 목에 걸어 수레나 쟁기에 밧줄로 이은 것이 멍에다. 이 모든 것이 소에게는 형벌일 수밖에 없었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소의 힘을 빌려 농사를 짓고 짐을 날랐다.

요즘에 와서는 이런 말들이 구속, 속박의 의미로 쓰인다. 하긴 16세기의 인물인 서익이 벼슬을 그만둔 것을 “녹초청강상에 굴레 벗은 말이 되어”라고 표현한 걸 보면 그 시대에도 이미 이런 뜻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43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92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891
2380 돔 / 식해 風文 2020.06.23 1809
2379 돕다와 거들다 바람의종 2008.02.11 6590
2378 동기간 바람의종 2007.06.28 7687
2377 동남아 언어 바람의종 2008.02.29 7512
2376 동냥 바람의종 2010.04.24 11548
2375 동냥 바람의종 2007.06.28 9718
2374 동무 생각, 마실 외교 風文 2022.06.14 1148
2373 동백꽃 바람의종 2010.07.09 9245
2372 동사, 형용사 바람의종 2008.09.30 6429
2371 동사활용 바람의종 2009.08.01 7217
2370 동생과 아우 바람의종 2010.06.16 9803
2369 동서남북 순서 바람의종 2010.03.03 8869
2368 동자꽃 바람의종 2008.06.04 6731
2367 동티 바람의종 2010.03.08 10591
2366 동티가 나다 바람의종 2007.12.31 14114
2365 동포, 교포 바람의종 2008.10.04 7883
2364 돼지 바람의종 2008.08.28 6209
2363 돼지껍데기 風文 2023.04.28 1340
2362 돼지의 울음소리, 말 같지 않은 소리 風文 2022.07.20 1298
2361 됐거든 바람의종 2009.12.01 8717
2360 되갚음 / 윤석열 風文 2020.05.19 1674
2359 되겠습니다 바람의종 2008.09.20 46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