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5.18 16:12

굴레와 멍에

조회 수 11513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굴레와 멍에

<워낭소리>라는 영화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전은 ‘워낭’을 ‘마소의 귀에서 턱밑으로 늘여 단 방울, 또는 마소의 턱 아래에 늘어뜨린 쇠고리’로 설명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한우’라고 하면 모두 최고급 쇠고기로 인식한다. 그러나 한우는 전통적으로 육우가 아니라 역우(役牛)였다. 쟁기로 논밭을 갈고 무논에 써레질을 하는 일이 모두 소의 몫이었고, 수레를 끄는 일도 소나 말이 맡았다.

“민주화 운동에는 도움됐지만 민주화 이후엔 굴레와 멍에” 신문 기사의 부제다. 소에게는 ‘굴레’니 ‘멍에’니 하는 장신구(?)들을 많이 채웠다. 힘센 소를 쉽게 부리기 위해서 제일 먼저 코뚜레를 뀄다. 소의 두 콧구멍 사이를 뚫은 나뭇가지를 동그랗게 묶은 것이 코뚜레다. 여기에 고삐를 맨다. 고삐를 잡아당기면 아무리 힘센 소라도 당기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소의 머리와 목을 감아 고삐에 걸쳐놓은 것이 굴레다. 소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서 ㄱ자 형으로 생긴 나무를 소의 목에 걸어 수레나 쟁기에 밧줄로 이은 것이 멍에다. 이 모든 것이 소에게는 형벌일 수밖에 없었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소의 힘을 빌려 농사를 짓고 짐을 날랐다.

요즘에 와서는 이런 말들이 구속, 속박의 의미로 쓰인다. 하긴 16세기의 인물인 서익이 벼슬을 그만둔 것을 “녹초청강상에 굴레 벗은 말이 되어”라고 표현한 걸 보면 그 시대에도 이미 이런 뜻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38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90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869
2380 어깨 넘어, 어깨너머 바람의종 2009.08.01 14466
2379 지리하다 바람의종 2009.07.31 9425
2378 방불하다 바람의종 2009.07.31 10174
2377 예쁜 걸, 예쁜걸 바람의종 2009.07.31 9936
2376 말씀이 계시다 바람의종 2009.07.30 7438
2375 사체, 시체 바람의종 2009.07.29 9051
2374 호우, 집중호우 / 큰비, 장대비 바람의종 2009.07.29 8375
2373 잇단, 잇달아 바람의종 2009.07.29 6956
2372 맨발, 맨 밑바닥 바람의종 2009.07.28 8693
2371 들쳐업다 바람의종 2009.07.28 9656
2370 굳은 살이 - 박혔다, 박였다, 배겼다 바람의종 2009.07.28 8870
2369 조우, 해우, 만남 바람의종 2009.07.27 12766
2368 단근질, 담금질 바람의종 2009.07.27 11418
2367 '간(間)'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7.27 11976
2366 설겆이, 설거지 / 애닯다, 애달프다 바람의종 2009.07.26 10200
2365 봉우리, 봉오리 바람의종 2009.07.26 10764
2364 아파트이름 바람의종 2009.07.26 8259
2363 "~주다"는 동사 뒤에만 온다 바람의종 2009.07.25 12395
2362 너뿐이야, 네가 있을 뿐 바람의종 2009.07.25 7894
2361 겸연쩍다, 멋쩍다, 맥쩍다 바람의종 2009.07.25 14412
2360 유월과 오뉴월 바람의종 2009.07.24 7164
2359 검불과 덤불 바람의종 2009.07.24 77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