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5.13 16:26

늑장

조회 수 9058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늑장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말도 변화를 거듭한다. <용비어천가>나 <두시언해> 등의 고전을 읽어보면 몇백 년 전의 우리말을 알아들을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단어의 기원과 유래를 연구하는 언어학 분야를 어원론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말 ‘기와’(瓦)는 15세기에는 ‘디새’였다. ‘디새’가 ‘기와’로까지 변화해온 과정을 추적해 보면 복잡하기 짝이 없다.

“MB정부 ‘정규직 전환’ 늑장…법개정 눈치보다 해고 칼날” 신문기사 제목이다.

여기서 ‘늑장’은 일견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쉽게 연상되는 단어는 ‘늦다’인데, ‘늑’이라는 형태가 어떻게 생겨났을까. 아마도 쉽게 연상되는 ‘늦다’에서 답을 구하려니 자꾸 미로로 빠져드는 듯하다. 대부분의 사전은 ‘늦장’과 ‘늑장’을 동의어 또는 유의어로 설명하고 있지만, 어떤 사전은 ‘늑장’은 ‘늦장’이 변한 말이라고 했다가 개정판에서는 지웠고, 또 다른 사전은 ‘늑장’만 인정하고 ‘늦장’은 틀린 말 또는 방언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늑장’의 어원을 ‘느긋하다’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표준국어대사전은 ‘늑하다’를 ‘느긋하다’의 준말로 올려놓았다. ‘늑하다’와 연결해 보면 일단 ‘늑’의 정체는 잡힌다. 당장 할 일이 있는데, 시간도 그리 넉넉지 않은데 짐짓 여유를 부리면서 느긋한 척하는 데서 온 말이 아닐까.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17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75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735
1082 아니어라우! 바람의종 2008.08.04 6634
1081 "가지다"를 버리자 2 바람의종 2008.08.03 9910
1080 이력서 바람의종 2008.08.03 5337
1079 바람의종 2008.08.03 6672
1078 "가지다"를 버리자 바람의종 2008.07.31 9772
1077 부처꽃 바람의종 2008.07.31 5894
1076 쟈근아기 바람의종 2008.07.31 6982
1075 무데뽀, 나시, 기라성 바람의종 2008.07.29 6877
1074 참 이뿌죠잉! 바람의종 2008.07.29 6153
1073 사룀글투 바람의종 2008.07.29 6499
1072 곤혹스런 바람의종 2008.07.28 5227
1071 바람의종 2008.07.28 6307
1070 쥐오줌풀 바람의종 2008.07.28 8353
1069 김치 속 / 김치 소 바람의종 2008.07.26 8151
1068 딜위·그믐딘이 바람의종 2008.07.26 7005
1067 닭알 바람의종 2008.07.26 7245
1066 햇빛, 햇볕 바람의종 2008.07.24 8511
1065 사룀 바람의종 2008.07.24 7240
1064 모량리와 모량부리 바람의종 2008.07.24 6702
1063 숟가락, 젓가락 바람의종 2008.07.21 8373
1062 개망초 바람의종 2008.07.21 5192
1061 흘리대·흘리덕이 바람의종 2008.07.21 928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