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5.13 16:26

늑장

조회 수 9094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늑장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말도 변화를 거듭한다. <용비어천가>나 <두시언해> 등의 고전을 읽어보면 몇백 년 전의 우리말을 알아들을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단어의 기원과 유래를 연구하는 언어학 분야를 어원론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말 ‘기와’(瓦)는 15세기에는 ‘디새’였다. ‘디새’가 ‘기와’로까지 변화해온 과정을 추적해 보면 복잡하기 짝이 없다.

“MB정부 ‘정규직 전환’ 늑장…법개정 눈치보다 해고 칼날” 신문기사 제목이다.

여기서 ‘늑장’은 일견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쉽게 연상되는 단어는 ‘늦다’인데, ‘늑’이라는 형태가 어떻게 생겨났을까. 아마도 쉽게 연상되는 ‘늦다’에서 답을 구하려니 자꾸 미로로 빠져드는 듯하다. 대부분의 사전은 ‘늦장’과 ‘늑장’을 동의어 또는 유의어로 설명하고 있지만, 어떤 사전은 ‘늑장’은 ‘늦장’이 변한 말이라고 했다가 개정판에서는 지웠고, 또 다른 사전은 ‘늑장’만 인정하고 ‘늦장’은 틀린 말 또는 방언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늑장’의 어원을 ‘느긋하다’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표준국어대사전은 ‘늑하다’를 ‘느긋하다’의 준말로 올려놓았다. ‘늑하다’와 연결해 보면 일단 ‘늑’의 정체는 잡힌다. 당장 할 일이 있는데, 시간도 그리 넉넉지 않은데 짐짓 여유를 부리면서 느긋한 척하는 데서 온 말이 아닐까.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692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33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8308
1082 개보름 바람의종 2007.12.29 7402
1081 이랑과 고랑 바람의종 2008.02.05 7402
1080 안갚음 / 앙갚음 바람의종 2008.06.03 7398
1079 자문 바람의종 2007.08.13 7397
1078 설거지나 하세요. (게와 께) 바람의종 2008.04.20 7396
1077 아비규환 바람의종 2007.12.14 7395
1076 천편일률 바람의종 2007.12.22 7391
1075 방조하다 바람의종 2008.03.30 7390
1074 시라손이 바람의종 2009.07.17 7389
1073 군말 바람의종 2008.05.13 7382
1072 검식, 감식 바람의종 2010.03.03 7380
1071 시남이 댕게라! 바람의종 2009.12.18 7378
1070 오고셍이 돌려줬수왕! file 바람의종 2010.01.11 7378
1069 로비 바람의종 2008.02.10 7378
1068 단골 바람의종 2010.05.18 7377
1067 어물전 바람의종 2007.08.02 7374
1066 속수무책 바람의종 2007.12.13 7373
1065 살처분 바람의종 2010.10.30 7372
1064 성은, 승은, 사약 바람의종 2008.11.18 7370
1063 뫼와 갓 바람의종 2008.01.02 7363
1062 송고리 바람의종 2009.07.07 7362
1061 사이비 바람의종 2007.07.18 736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