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5.05 05:17

오버로크

조회 수 11394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버로크

1980년대 초반까지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다닌 분들은 대개 일본식 교복을 입었고, 교복의 가슴 위쪽에 이름표를 달았다. 그 이름표를 휘갑치기(실을 시접에 감아서 한 바늘씩 또는 두세 바늘을 섞어 가며 떠서 마름질한 옷감의 가장자리가 풀리지 아니하도록 꿰매는 일) 하기나 손바느질로 촘촘하게 땀을 떠서 달기에는 적잖이 벅찼으므로 명찰집을 찾아가 ‘오버로크’(overlock) 기계라는 특수한 재봉기로 보기 좋게 달아야 했다. 미처 오버로크를 하지 못하고 엉성하게 이름표를 달았다가 생활지도 교사한테 혼쭐이 난 기억이 있는 분이 꽤 있을 법하다. 남성이라면 군에 입대하여 군복에 이름표나 휘장을 다시 오버로크로 달면서 새삼스러운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오버로크’는 특수 재봉기로 옷감의 올이 풀리지 않게 휘갑치며 박는 바느질 기법을 말하는데, 예전에는 대개 ‘오바로쿠’라고 일컬었다. 이는 이 말이 ‘오바롯쿠’(オ-バ-ロック)라는 일본식 영어로 우리말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예전의 어떤 재봉틀 설명서에 ‘오버로크 치다’라는 표현이 자주 나왔는데, 이것도 일본말투이다. 이름표나 휘장을 아예 ‘오버로크’라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본디의 뜻에 비추면 부정확한 말법이다.

‘오버로크’가 ‘휘갑치기’, ‘푸서 박기’, ‘푸서 박음’으로 순화된 바 있는데, ‘푸서’는 ‘피륙을 베어 낸 자리에서 풀어지는 올’을 뜻하는 우리 토박이말이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53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09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060
2314 식혜와 식해 바람의종 2010.05.06 9836
2313 어미 ‘ㄹ게’ 바람의종 2010.05.06 8777
2312 억수로 기찹데이! file 바람의종 2010.05.06 10274
2311 토씨 하나 잘못 쓰면 바람의종 2010.05.06 8428
2310 실버 바람의종 2010.05.05 9011
2309 혼동, 혼돈 바람의종 2010.05.05 13114
2308 자문을 구하다? 바람의종 2010.05.05 14039
2307 명태의 이름 바람의종 2010.05.05 10563
» 오버로크 바람의종 2010.05.05 11394
2305 절이다, 저리다 바람의종 2010.04.30 14124
2304 진짜 바람의종 2010.04.30 7933
2303 의존명사 ‘만’ 바람의종 2010.04.30 11120
2302 곤욕과 곤혹 바람의종 2010.04.30 9384
2301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바람의종 2010.04.30 12186
2300 엄치미 개겁구마! 바람의종 2010.04.30 10024
2299 연출했다 바람의종 2010.04.27 8275
2298 알맹이, 알갱이 바람의종 2010.04.27 9520
2297 ‘렷다’ 바람의종 2010.04.27 9601
2296 ~섰거라 바람의종 2010.04.27 10616
2295 ~라고 믿다 바람의종 2010.04.27 10890
2294 내 자신, 제 자신, 저 자신, 너 자신, 네 자신 바람의종 2010.04.26 21017
2293 한자의 두음, 활음조 바람의종 2010.04.26 122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