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095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어떤 어려운 일을 성취한 경우 우리는 이를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이때 북녘에서 쓰는 말 가운데 ‘통장을 부르다’라는 생소한 말이 있다. 북녘의 사전에서는 이 말을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성과를 이룩하고 그것을 보란 듯이 큰소리로 공포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로다. 마지막 싸움이 될 이번 울돌목 해전은 벌써 통장을 부른 셈이나 다름없도다. 백성들이 이처럼 돕고 있으니 싸움하기 전에 이미 승패는 정해졌노라.”(<리순신 장군>, 김현구, 문예출판사, 1990년, 506쪽)와 같은 예가 있다.

‘시끄럽다’는 말은 북녘에서 “성가시도록 말썽이나 가탈이 많다”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리 개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예를 들면 “가만 내버려두면 아낙네는 종일이라도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해 가늠을 해 보니 10리나마 되는 명주촌에 들렸다가 돌재로 돌아가자면 날이 저물어 두만강 나루를 건너기 시끄러울 것 같았다. 오석하는 적당한 기회에 아낙네와 작별하고 걸음을 다우쳐 단숨에 명주촌에 들이댔다.”(<대지는 푸르다>,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287쪽)와 같이 쓰인다. 이때 ‘들렸다가’와 ‘다우쳐’는 남녘 표현으로는 ‘들렀다가’와 ‘다그쳐’가 된다.

전수태/전 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10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61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536
241 가 삘다 file 바람의종 2009.07.22 5656
240 龜의 독음 바람의종 2012.11.05 8530
239 鬱陶項(울돌목) / 공짜 언어 風文 2020.07.05 1930
238 良衣·거리쇠 바람의종 2008.06.27 7156
237 美國 - 米國 / 3M 風文 2020.06.08 1456
236 ㅂ불규칙 활용 바람의종 2010.04.23 11537
235 ㄹ는지 바람의종 2010.03.07 8861
234 ○○노조 風文 2022.12.26 931
233 “힘 빼”, 작은, 하찮은 風文 2022.10.26 967
232 “자식들, 꽃들아, 미안하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부디 잘 가라” 風文 2022.12.02 1051
231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681
230 “영수증 받으실게요” 風文 2024.01.16 923
229 “돈이 남으십니다” 바람의종 2010.10.11 6441
228 “김” 風文 2023.03.06 1219
227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람의종 2008.03.16 5420
226 ‘하므로’와 ‘함으로’ 바람의종 2009.12.04 9411
225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796
224 ‘평어’를 쓰기로 함, 심심하다 風文 2022.11.23 1431
223 ‘팜므파말’ 바람의종 2011.12.22 13280
222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816
»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바람의종 2010.04.30 1209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