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30 16:26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조회 수 12300 추천 수 10 댓글 0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어떤 어려운 일을 성취한 경우 우리는 이를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이때 북녘에서 쓰는 말 가운데 ‘통장을 부르다’라는 생소한 말이 있다. 북녘의 사전에서는 이 말을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성과를 이룩하고 그것을 보란 듯이 큰소리로 공포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로다. 마지막 싸움이 될 이번 울돌목 해전은 벌써 통장을 부른 셈이나 다름없도다. 백성들이 이처럼 돕고 있으니 싸움하기 전에 이미 승패는 정해졌노라.”(<리순신 장군>, 김현구, 문예출판사, 1990년, 506쪽)와 같은 예가 있다.
‘시끄럽다’는 말은 북녘에서 “성가시도록 말썽이나 가탈이 많다”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리 개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예를 들면 “가만 내버려두면 아낙네는 종일이라도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해 가늠을 해 보니 10리나마 되는 명주촌에 들렸다가 돌재로 돌아가자면 날이 저물어 두만강 나루를 건너기 시끄러울 것 같았다. 오석하는 적당한 기회에 아낙네와 작별하고 걸음을 다우쳐 단숨에 명주촌에 들이댔다.”(<대지는 푸르다>,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287쪽)와 같이 쓰인다. 이때 ‘들렸다가’와 ‘다우쳐’는 남녘 표현으로는 ‘들렀다가’와 ‘다그쳐’가 된다.
전수태/전 고려대 전문교수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2445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9098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3861 |
2908 | 구경꾼의 말 | 風文 | 2022.12.19 | 1537 |
2907 | 구구히, 구구이 | 바람의종 | 2012.01.07 | 8779 |
2906 | 구년묵이(구닥다리) | 風磬 | 2006.10.10 | 15308 |
2905 | 구랍 | 바람의종 | 2008.11.13 | 6779 |
2904 | 구랍 | 바람의종 | 2010.11.05 | 11168 |
2903 | 구렛나루, 구레나루, 구렌나루 / 횡경막 / 관자노리 | 바람의종 | 2008.11.03 | 8492 |
2902 | 구리무와 포마드 | 바람의종 | 2010.03.24 | 11866 |
2901 | 구메구메 | 바람의종 | 2010.11.26 | 10781 |
2900 | 구명과 규명 | 바람의종 | 2010.10.13 | 11044 |
2899 | 구미와 곶 | 바람의종 | 2008.03.25 | 7455 |
2898 | 구별과 구분 | 바람의종 | 2010.11.02 | 9521 |
2897 | 구비구비, 메꾸다 | 바람의종 | 2008.11.24 | 9565 |
2896 | 구설수 | 바람의종 | 2008.10.11 | 7104 |
2895 | 구소련 | 바람의종 | 2010.07.20 | 11853 |
2894 | 구슬러, 구슬려 / 거슬러, 거슬려 | 바람의종 | 2009.11.15 | 11088 |
2893 | 구저모디 | 바람의종 | 2009.12.14 | 8323 |
2892 | 구축함 | 바람의종 | 2007.06.04 | 9179 |
2891 |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 風文 | 2022.09.03 | 1695 |
2890 | 국가 사전을 다시?(2,3) | 주인장 | 2022.10.21 | 1490 |
2889 | 국가의 목소리 | 風文 | 2023.02.06 | 1721 |
2888 | 국면 | 바람의종 | 2007.06.04 | 9323 |
2887 | 국물, 멀국 / 건더기, 건데기 | 바람의종 | 2009.02.20 | 129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