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4.25 16:34

효능, 효과

조회 수 10652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효능, 효과

올해 설날을 전후해 국내 유명 제약회사의 약품 광고가 여러 신문의 1면에 크게 실렸다. 광고에는 해당 약품의 ‘효능·효과’로 다음의 네 가지를 들었다.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 “임신·수유기 및 병중 병후의 체력저하”, “육체피로, 잇몸출혈, 비출혈, 혈뇨 등의 모세혈관 출혈”, “햇빛·피부병 등에 의한 색소침착(기미·주근깨)”

약품의 ‘효능·효과’ 가운데 첫째로 든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나머지는 이상하다. 거꾸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수유기 및 병중 병후의 체력저하”가 약의 효능 또한 효과라니 말이 안 된다. 보는 사람이 알아서 이해하기는 하겠지만, 표현 그대로 해석하면 “이 약을 먹으면 임신·수유기나 병중 병후의 사람의 체력이 저하된다”는 뜻이 된다. 나머지도 마찬가지로 “모세혈관의 출혈이 일어난다”, “색소가 침착된다”로 해석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효능·효과’라고 해놓고 ‘적응증’을 나열해 놓았기 때문이다. ‘효능’은 효험을 내는 성능을, ‘효과’는 보람 있는 결과를 말한다. 약을 먹고 얻을 수 있는 효험 또는 좋은 결과가 ‘효능·효과’인데, 이 약이 적용되는 질환이나 증세, 즉 적응증을 들고 있기 때문에 거꾸로 되었다. 세 가지 ‘효능·효과’ 뒤에는 ‘예방과 치료’를 붙여야 한다. 아니면 ‘효능·효과’를 ‘적응증’으로 바꾸고 첫째로 든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에서 ‘예방과 치료’를 빼고 ‘괴혈병’으로만 하면 반듯하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69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22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206
2424 각시취 바람의종 2008.04.29 7232
2423 두런·가라치 바람의종 2008.07.06 7232
2422 난친이 바위 바람의종 2008.02.24 7234
2421 사이시옷 적기 바람의종 2010.01.08 7235
2420 바람의종 2008.11.01 7236
2419 발칙과 점잔 바람의종 2008.06.21 7238
2418 번역 투 문장 바람의종 2010.01.10 7243
2417 수수방관 바람의종 2007.12.14 7246
2416 인사말 바람의종 2008.04.17 7247
2415 良衣·거리쇠 바람의종 2008.06.27 7248
2414 사룀 바람의종 2008.07.24 7251
2413 닭알 바람의종 2008.07.26 7254
2412 언어 대국, 인도 바람의종 2007.12.24 7255
2411 ~에 대한 바람의종 2008.03.11 7255
2410 벽과 담 윤영환 2011.11.28 7256
2409 안겨오다 바람의종 2008.04.06 7258
2408 와인 바람의종 2009.07.12 7265
2407 사라져가는 언어(2) 바람의종 2007.10.31 7266
2406 구미와 곶 바람의종 2008.03.25 7266
2405 오시소마! 바람의종 2008.08.11 7266
2404 원-달러 바람의종 2009.03.08 7266
2403 뫼와 갓 바람의종 2008.01.02 72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