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962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바드민톤’과 ‘아수한 이별’

2000년 6월에 남북 정상회담이 있은 뒤, 민족 화해의 분위기는 9월에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열린 올림픽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개막식과 폐막식에 남과 북이 한반도 깃발을 들고 나란히 입장하였으며, 대회 중에는 서로 상대방 경기장을 찾아가 응원하는가 하면 선수촌을 방문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격려하기도 하였다. 이때 우리 쪽 배드민턴 선수가 북녘의 선수촌을 방문한 일이 있다. 북녘 선수는 반가이 맞이하면서 어떤 종목의 선수인가를 물었다. 남녘 선수는 ‘배드민턴’이라고 대답을 했다. 북녘 선수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아! 바드민톤” 하고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북녘에 ‘아수하다’라는 말이 있다. “아깝고 서운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따금씩 열리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남은 생애가 얼마 되지 않은 남북의 혈육이 짧은 시간을 같이하고 난 뒤 기약 없이 눈물로 헤어지는 사례들을 보아왔다. 참으로 아수한 장면이다. 이보다는 못하지만 북한의 문학작품에는 “내 오늘 마님한테 생원님이 떠날 것 같다는 말을 했더니 마님 얼굴이 대번에 해쓱해지질 않겠어. 이건 헤여지기 아수해서 그러는 거야. 헌데 서분인 나만 보면 싫다면서 가라구만 하니 이게 어디 될 법이나 한 일이야!”(<김정호>, 강학태, 문예출판사, 1987년, 127쪽)와 같은 예가 나온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93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53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6228
2842 달개비 바람의종 2008.01.27 9431
2841 삼촌 바람의종 2008.01.27 8326
2840 입에 발린 소리 바람의종 2008.01.28 17664
2839 입추의 여지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8 13976
2838 자웅을 겨루다 바람의종 2008.01.28 20896
2837 깍지다리 바람의종 2008.01.28 7342
2836 말꽃과 삶꽃 바람의종 2008.01.28 7135
2835 마니산과 머리 바람의종 2008.01.28 8922
2834 장사진을 치다 바람의종 2008.01.29 10238
2833 전철을 밟는다 바람의종 2008.01.29 9905
2832 쥐뿔도 모른다 바람의종 2008.01.29 12999
2831 색깔이름 바람의종 2008.01.29 22122
2830 비갈망 바람의종 2008.01.29 8729
2829 날래다와 빠르다 바람의종 2008.01.29 7573
2828 직성이 풀리다 바람의종 2008.01.30 15077
2827 진이 빠지다 바람의종 2008.01.30 14591
2826 짬이 나다 바람의종 2008.01.30 14261
2825 개불알꽃 바람의종 2008.01.30 9466
2824 한뫼-노고산 바람의종 2008.01.30 10687
2823 중앙아시아 언어들 바람의종 2008.01.30 9473
2822 초주검이 되다 바람의종 2008.01.31 10655
2821 태풍의 눈 바람의종 2008.01.31 107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