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4.10 07:21

참 그놈 간풀구만!

조회 수 12504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참 그놈 간풀구만!

‘간풀다’는 그 뜻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표준어의 ‘짓궂다’나 문화어의 ‘장난궂다’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경남과 전남의 일부 지역에서 쓰이는 말이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서 서희의 몸종 봉순이가 지난날을 돌이켜 보며 열한 살짜리 꼬마 신랑의 모습을 그려내는 한 대목을 읽다 보면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열여섯에 시집을 갔는데, 가니께 신랑 나이가 열한 살이더마. 게다가 우찌나 간풀던지 여름이믄 또랑에서 미꾸라지 잡노라고 옷이 흙에 범벅이 되고 겨울이믄 얼음판에서 온종일 미끄럼을 타는 바람에 바지 밑바닥이 성할 날 없었고 날이믄 날마다 연날리기, 연실에 손 비이기는 일쑤고 그래가지고 돌아오믄 이눔으 가씨나야! 니 때문에 손 비었다 하믄서 머리끄뎅이를 잡아끌고, 그래도 서방님이라구 말대꾸 한분 못하고 살았지.”

‘옷에 흙 범벅, 바지 밑바닥에 구멍내기, 제 각시 머리채 잡기’ 등 열한 살 꼬마 신랑은 온갖 말썽을 다 피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순의 긴 회한 속에서 꼬마 신랑의 철없는 행동은 밉살스럽기도 하지만, 때론 귀엽고 살갑게 비치면서, ‘간풀다’라는 한 단어로 표현된다. 이처럼 ‘간풀다’는 너무 짓궂어서 밉살스럽다는 뜻으로도 쓰이지만, 행동이 귀엽고 살가울 때에도 쓰는 고장말이다. “아따 나가 젊었을 직이 을매나 간풀었는 중 안가?”(<겨레말큰사전>)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44983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06601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3Apr
    by 바람의종
    2010/04/23 by 바람의종
    Views 11770 

    ‘바드민톤’과 ‘아수한 이별’

  5. No Image 23Apr
    by 바람의종
    2010/04/23 by 바람의종
    Views 11807 

    억수로 가찹데이!

  6. No Image 19Apr
    by 바람의종
    2010/04/19 by 바람의종
    Views 10172 

    늘리다와 늘이다

  7. No Image 19Apr
    by 바람의종
    2010/04/19 by 바람의종
    Views 13204 

    바치다,받치다,받히다

  8. No Image 19Apr
    by 바람의종
    2010/04/19 by 바람의종
    Views 12247 

    몰래 입국, 몰래 출국

  9. No Image 18Apr
    by 바람의종
    2010/04/18 by 바람의종
    Views 11090 

    무녀리

  10. No Image 18Apr
    by 바람의종
    2010/04/18 by 바람의종
    Views 13092 

    ‘-율’과 ‘-률’

  11. No Image 18Apr
    by 바람의종
    2010/04/18 by 바람의종
    Views 12226 

    저지

  12. No Image 18Apr
    by 바람의종
    2010/04/18 by 바람의종
    Views 14100 

    ‘앗다’와 ‘호함지다’

  13. No Image 17Apr
    by 바람의종
    2010/04/17 by 바람의종
    Views 15413 

    곤죽

  14. No Image 17Apr
    by 바람의종
    2010/04/17 by 바람의종
    Views 14332 

    쇠다와 쉬다

  15. No Image 17Apr
    by 바람의종
    2010/04/17 by 바람의종
    Views 11032 

    네거티브 전략

  16. No Image 13Apr
    by 바람의종
    2010/04/13 by 바람의종
    Views 10498 

    터무니없다

  17. No Image 13Apr
    by 바람의종
    2010/04/13 by 바람의종
    Views 12923 

    외곬과 외골수

  18. 울면

  19. No Image 13Apr
    by 바람의종
    2010/04/13 by 바람의종
    Views 12466 

    일상어 몇 마디와 ‘-적’

  20. No Image 10Apr
    by 바람의종
    2010/04/10 by 바람의종
    Views 12416 

    접두사 ‘새-’와 ‘샛-’

  21. No Image 10Apr
    by 바람의종
    2010/04/10 by 바람의종
    Views 13633 

    노가리

  22. No Image 10Apr
    by 바람의종
    2010/04/10 by 바람의종
    Views 12504 

    참 그놈 간풀구만!

  23. No Image 10Apr
    by 바람의종
    2010/04/10 by 바람의종
    Views 9637 

    너무

  24. No Image 06Apr
    by 바람의종
    2010/04/06 by 바람의종
    Views 12501 

    옴니암니

  25. No Image 06Apr
    by 바람의종
    2010/04/06 by 바람의종
    Views 13471 

    벌이다와 벌리다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