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5760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뜨더국’과 ‘마치다’

‘수제비’를 북녘에서는 ‘뜨더국’이라고 한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끓는 물에 조금씩 뜯어 넣어 익힌 음식이 수제비인데, 지난날 여름철에 농촌에서 머슴들이 풀베기할 때 간식으로 먹거나 하루 종일 벤 퇴비용 풀을 밤에 일꾼들과 함께 작두에 썰고 나서 쉴 때 옷소매로 땀을 훔쳐 가며 먹던 음식이다. 지금은 계절에 관계없이 별미로 찾는 음식이 되었다. 북녘에서 ‘뜨더국’이 쓰인 예로는 “낟알을 구해 오는 문제가 화제에 오른 다음날 아침 윤칠녀는 전에 없는 밀가루로 뜨더국을 끓이였고 잣나무 잎을 우려서 차물 대신 내놓았다.”(<백두산 기슭>,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78년, 141쪽) 등이 있다. 이때 ‘낟알’은 ‘곡식’의 총칭이다.

‘마치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다”에서 보는 것처럼 ‘끝마치다’의 의미로 쓴다. 그러나 북녘에서는 이와 달리 “더러운 것을 묻히여 못쓰게 만들다”의 의미로 쓴다. 문맥에서는 “그러나 그이께서 흙 묻은 손을 비벼 터시며 내려오시자 박창우와 최승보는 나이 생각도 며느리, 딸들 앞이라는 생각도 다 잊어버리고 앞을 다투어 지붕 우로 올라갔다. ‘조심하십시오. 옷 마치겠습니다.’ 김성주 동지께서는 껄껄 웃으시며 어린애같이 덤비는 두 노인에게 말씀하시였다.”(<대지는 푸르다>,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618쪽)와 같이 쓰인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68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10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235
3256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978
3255 호언장담 風文 2022.05.09 980
3254 ‘시월’ ‘오뉴월’ 風文 2024.01.20 980
3253 정보와 담론, 덕담 風文 2022.06.15 981
3252 혼성어 風文 2022.05.18 984
3251 공공언어의 주인, 언어학자는 빠져! 風文 2022.07.27 985
3250 깨알 글씨,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6.22 986
3249 정당의 이름 風文 2022.01.26 987
3248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風文 2022.06.19 987
3247 가족 호칭 혁신, 일본식 외래어 風文 2022.06.26 988
3246 비계획적 방출, 주접 댓글 風文 2022.09.08 988
3245 ‘도와센터’ ‘몰던카’ 風文 2024.01.16 988
3244 바람을 피다? 風文 2024.01.20 988
3243 외래어의 된소리 風文 2022.01.28 991
3242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991
3241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992
3240 야민정음 風文 2022.01.21 995
3239 한글의 역설, 말을 고치려면 風文 2022.08.19 995
3238 교열의 힘, 말과 시대상 風文 2022.07.11 996
3237 ○○노조 風文 2022.12.26 996
3236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風文 2023.06.30 996
3235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風文 2022.09.07 99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