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4.01 22:09

가시 돋힌 설전

조회 수 13256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시 돋힌 설전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를 ‘형태소’라고 한다. 이때의 뜻은 개념적인 뜻뿐만 아니라 기능적 또는 관계적인 뜻까지 포함한다.

“가시 돋힌 설전, 상처 치유될까?” 뉴스 전문 채널의 자막에 뜬 문장이다. ‘돋힌’을 보자. ‘돋히다’의 관형형이다. ‘돋히다’를 형태소 단위로 쪼개면 ‘돋(어간)+히(접미사)+다(어미)’로 분석된다. 그런데 사전을 찾아보면 ‘돋치다’는 있는데, ‘돋히다’는 없다. ‘돋치다’의 ‘-치’도 접미사로서 하나의 형태소다. 접미사 ‘-히’와 ‘-치’를 살펴보자. ‘-히’는 사동 또는 피동을 나타낸다. 사동과 피동에 함께 쓰이는 접미사로는 ‘-이, -히, -리, -기’가 있고, 사동에만 쓰이는 접미사로는 ‘-우, -구, -추’가 있다. ‘가시 돋힌’에서 ‘-히’는 ‘먹히다, 밟히다’처럼 피동의 뜻으로 쓴 듯하다. ‘-치’는 ‘밀치다, 부딪치다’처럼 강세를 나타낸다.

사전이 ‘돋치다’는 싣고 ‘돋히다’는 싣지 않은 것은 ‘돋다’의 강세형만 인정하고 피동형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돋히다’는 ‘돋치다’의 틀린 표기로 본다. 그런데 ‘돋히다’로 쓴 사람이 피동의 뜻으로 썼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도 버르장머리 없는 누구의 말에 ‘가시가 돋히었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그러나 말은 혼자 우겨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언어의 사회성이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730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380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8792
286 가파르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2.07 8447
285 가책 바람의종 2007.05.25 11356
284 가차없다 바람의종 2007.04.28 10387
283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600
282 가족 호칭 혁신, 일본식 외래어 風文 2022.06.26 894
281 가젠하민 바람의종 2009.05.24 6806
280 가입시더 바람의종 2009.04.09 6531
279 가이없는 은혜 바람의종 2012.08.17 8974
278 가을하다 바람의종 2007.12.28 6892
277 가외·유월이 바람의종 2008.09.06 7612
276 가와 끝 바람의종 2008.01.13 6548
275 가오 잡다, 후카시 잡다 바람의종 2009.11.24 17005
274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바람의종 2009.06.29 11569
273 가열차다, 야멸차다 바람의종 2009.03.18 11199
272 가야와 가라홀 바람의종 2008.04.01 6891
271 가시집 바람의종 2008.03.15 7284
270 가시버시 바람의종 2007.12.17 7235
269 가시버시 바람의종 2010.04.26 9910
» 가시 돋힌 설전 바람의종 2010.04.01 13256
267 가마우지 바람의종 2009.06.29 6248
266 가마귀 바람의종 2008.12.11 8985
265 가마즁이·언년이 바람의종 2008.06.19 693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