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3.22 09:57

머지않아

조회 수 11227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머지않아

형용사 ‘멀다’는 공간적 의미와 시간적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 “먼 길을 왔다”고 하면 공간적으로 멀다는 뜻이고 “먼 훗날 다시 만나자”고 하면 시간적으로 멀다는 뜻이다.

“한국 우주인, 미 우주선 탈 날 머지않아” 신문기사 제목이다. ‘머지않다’는 시간을 나타낸다. ‘멀지 않다’를 붙여 썼고, 어간 ‘멀’의 ㄹ이 탈락했다. 붙여 썼다는 것은 ‘머지않다’를 하나의 단어로 본다는 것이다. 하나의 단어로 보는 이상 ‘머지않다’가 안고 있는 문법 사항들은 의미가 없어진다. ‘멀다’의 활용형 ‘멀지’에 보조형용사 ‘않다’가 결합되었다는 따위의 분석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머지않다’ 자체로 하나의 단어이기 때문에.

ㄹ 탈락은 우리말에서 흔히 일어난다. ㄹ은 체언과 조사의 연결, 용언의 활용에서도 다른 자음들과는 사뭇 다른 변화를 보인다. 따져보자면 음운에 대한 복잡한 설명을 요하기 때문에, 그냥 ㄹ로 끝난 말에 ‘ㄴ, ㄷ, ㅅ, ㅈ’ 등으로 시작하는 형태소를 결합하여 복합어를 만들 때 ㄹ이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정도로만 알아두면 되겠다.

성안당 국어사전(남영신 엮음)은 ‘머지않아’를 부사로 올려놓았다. ‘멀지 않아’가 ‘곧’의 뜻으로 쓰이면서 ㄹ이 탈락한 채 익은말로 바뀐 형태라고 풀이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머지않다’를 형용사로 올려놓았으나 ‘머지않아’는 별개의 단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참고로, 위에 든 신문기사 제목의 ‘머지않아’는 부사나 부사형이 아니고 그 자체로 종결을 나타내는 꼴이다.

우재욱/시인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8219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4781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9680
    read more
  4. 메다와 지다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7095
    Read More
  5. 메다, 매다

    Date2008.10.14 By바람의종 Views7447
    Read More
  6. 메가폰과 마이크

    Date2010.01.10 By바람의종 Views7876
    Read More
  7. 멍텅구리

    Date2006.11.26 By風磬 Views7044
    Read More
  8. 멍귀·귿환·머흘쇠

    Date2008.06.24 By바람의종 Views6080
    Read More
  9.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Date2023.04.17 By風文 Views1003
    Read More
  10. 멋, 맵시

    Date2010.07.18 By바람의종 Views9577
    Read More
  11. 멀쩡하다 / 내외빈

    Date2020.06.18 By風文 Views1773
    Read More
  12. 먼지털이, 재털이

    Date2010.03.13 By바람의종 Views9685
    Read More
  13. 먹통 같다

    Date2008.01.07 By바람의종 Views9677
    Read More
  14. 먹지 말앙

    Date2009.05.09 By바람의종 Views6830
    Read More
  15. 먹어시냐

    Date2009.06.17 By바람의종 Views5863
    Read More
  16. 먹어 보난

    Date2009.05.20 By바람의종 Views7735
    Read More
  17. 먹고 잪다

    Date2009.07.10 By바람의종 Views6580
    Read More
  18. 먹거리와 먹을거리

    Date2008.01.08 By바람의종 Views8228
    Read More
  19. 먹거리, 먹을거리

    Date2008.11.16 By바람의종 Views6019
    Read More
  20. 먹거리

    Date2010.11.03 By바람의종 Views10010
    Read More
  21. Date2009.05.06 By바람의종 Views7795
    Read More
  22. 머지않아/멀지않아

    Date2009.02.04 By바람의종 Views10213
    Read More
  23. 머지않아

    Date2010.03.22 By바람의종 Views11227
    Read More
  24. 머슴날

    Date2009.08.02 By바람의종 Views7192
    Read More
  25. 맹숭맹숭, 맨송맨송

    Date2010.11.01 By바람의종 Views1275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