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3.18 06:00

입장

조회 수 11964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입장

‘입장’(立場)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서 있는 자리’다. 사전을 찾아보면 ‘당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하고 ‘처지’(處地)로 순화한다고 되어 있다. ‘처지’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있는 자리’로서 ‘입장’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입장’은 뜻이 입혀지고 또 입혀지고 해서 매우 광범위하게 쓰인다. 사전은 ‘입장 표명/ 입장이 난처하다/ 입장을 밝히다/ 검찰은 수사에 성역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를 용례로 들었는데, 용례에서 ‘입장’을 ‘처지’로 바꿔보면 어색한 느낌이 든다. ‘입장이 난처하다’는 ‘처지가 난처하다’로 바꾸어도 상관없을 듯하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 ‘입장’이라는 말이 글자 그대로의 뜻으로 있을 때는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다른 뜻으로 자꾸 옮겨가는 속도를 ‘처지’라는 말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가 남북관계에 대해 명확한 입장과 단호한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신문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여기서 ‘입장’은 ‘소신’과 유사한 뜻으로 쓰였다. 언론에서는 ‘입장’이라는 말이 걸치고 있는 포괄적인 의미에 제약을 좀 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의미 영역이 넓어지면서 뜻이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처지, 의지, 소신, 견해, 결심, 사실’ 등의 뜻으로 쓰일 때는 그렇게 바꾸어 주는 것이 좋겠다. 이 많은 뜻을 감당하기에는 ‘입장’이 너무 무거울 것 같다.

우재욱/시인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7708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4211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9135
    read more
  4. 돋우다와 돋구다

    Date2010.03.22 By바람의종 Views13691
    Read More
  5. 머지않아

    Date2010.03.22 By바람의종 Views11217
    Read More
  6. 옛부터?

    Date2010.03.19 By바람의종 Views14328
    Read More
  7. 아내와 부인

    Date2010.03.19 By바람의종 Views10577
    Read More
  8. 사인

    Date2010.03.19 By바람의종 Views11239
    Read More
  9. 오락·문화용어

    Date2010.03.19 By바람의종 Views14334
    Read More
  10. 합쇼체

    Date2010.03.18 By바람의종 Views12073
    Read More
  11. 못하다

    Date2010.03.18 By바람의종 Views10778
    Read More
  12. 상구 울어 싸

    Date2010.03.18 By바람의종 Views11639
    Read More
  13. 입장

    Date2010.03.18 By바람의종 Views11964
    Read More
  14. ‘-든지’는 선택,‘-던지’는 회상

    Date2010.03.17 By바람의종 Views12189
    Read More
  15. 깃들다와 깃들이다

    Date2010.03.17 By바람의종 Views11763
    Read More
  16. 클래식

    Date2010.03.17 By바람의종 Views11996
    Read More
  17. 궂기다

    Date2010.03.16 By바람의종 Views12200
    Read More
  18. 디귿불규칙용언

    Date2010.03.16 By바람의종 Views12837
    Read More
  19. 직업에 따른 영웅 칭호

    Date2010.03.16 By바람의종 Views12766
    Read More
  20. 오솜소리 나갔지비

    Date2010.03.16 By바람의종 Views12416
    Read More
  21. 쥬스는 주스

    Date2010.03.15 By바람의종 Views11225
    Read More
  22. 애끊다와 애끓다

    Date2010.03.15 By바람의종 Views13066
    Read More
  23. 전철련

    Date2010.03.15 By바람의종 Views8518
    Read More
  24. 명사형 어미

    Date2010.03.14 By바람의종 Views9143
    Read More
  25. 않다의 활용

    Date2010.03.14 By바람의종 Views807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