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3.10 03:53

은어와 속어

조회 수 10857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은어와 속어

‘야리까다가 담탱이한테 걸리면 얄짝없어.’ 이는 ‘담배 피우다가 담임선생님한테 걸리면 인정사정 없다’는 뜻이다. 최근 우리 신세대 학생들이 쓰는 ‘그들만의’ 언어다. 북녘에도 은어와 속어가 있다.

우선 체제에 대한 것이 있다. ‘견본상품’은 상품에 진열되어 있으나 팔지 않는 물건처럼 ‘노력영웅’이라는 칭호와 표창을 받긴 했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쓸모가 없는 당원을 이른다. ‘계부살이’는 지도자의 위안부(기쁨조)들이 마음에 드는 중앙당원 남자를 지목하면 그 남자는 할 수 없이 강제로 결혼해야 하는데 이때의 남자 처지를 이르는 말이다. ‘물어먹기’는 당 학습회의나 각종 집회에서 상호비판이라는 이름 아래 남의 흠을 들추어내거나 동료를 모함하는 풍조가 만연한 데서 나온 말이다.

가정생활에 관한 것도 있다. 장사 등으로 남편보다 돈을 많이 버는 여성들에게 남편 경시 태도가 만연한데, 이들은 남편을 ‘멍멍이’, ‘자물쇠’, ‘풍경화’, ‘옷걸이’ 등으로 부른다. ‘멍멍이’와 ‘자물쇠’는 가정에서 물 긷기, 돼지 기르기, 집 보기 등 집안일을 하는 ‘북한판 셔터맨’이다. ‘풍경화’는 집안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외모만 가꾸는 노는 건달이고, ‘옷걸이’는 부인이 직장에 나간 사이에 친구를 불러들여 방탕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데 이는 북녘의 여성들이 가장 멸시하는 부류이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33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87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815
2622 음반이요? 바람의종 2008.09.18 6297
2621 을씨년스럽다 바람의종 2007.03.15 9907
2620 은행 바람의종 2007.08.13 6785
2619 은폐, 은닉 바람의종 2011.10.25 10760
» 은어와 속어 바람의종 2010.03.10 10857
2617 은방울꽃 바람의종 2008.03.12 7096
2616 은둔, 은신 바람의종 2010.08.25 10479
2615 은냇골 이야기 바람의종 2008.05.10 6598
2614 윽박 바람의종 2008.01.18 10181
2613 으악새 바람의종 2008.01.31 9822
2612 으시시, 부시시 바람의종 2009.07.23 7931
2611 으레, 으례, 의례 바람의종 2012.08.23 14981
2610 으뜸, 버금, 맞먹다, 필적하다 바람의종 2008.09.19 16930
2609 으디 갔습메? 바람의종 2009.03.26 7756
2608 윤중로 바람의종 2011.12.23 10033
2607 육시랄 놈 바람의종 2008.02.29 18000
2606 육상대회 바람의종 2011.11.16 11089
2605 육개장 바람의종 2008.04.28 5936
2604 유혈목이, 새홀리기 바람의종 2010.04.02 10797
2603 유해, 유골 바람의종 2010.09.05 14323
2602 유해 식품, 위해 식품 바람의종 2009.11.08 9764
2601 유토피아 바람의종 2008.02.18 970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