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3.09 02:25

홀씨

조회 수 15331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홀씨

1970년대에 발표한 오영수의 <실겆이꽃>이라는 중편소설에는 제목과 같은 실겆이꽃이라는 식물 이름이 나온다. 실겆이꽃은 소설의 배경인 제주도 말이거나, 아니면 작가가 지어낸 가공의 식물로 여겨진다. 씨에 갈퀴 같은 것이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이나 짐승에 묻어 다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식물도 대를 잇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씨를 퍼뜨린다. 씨에 깃털 같은 것이 붙어 있어 바람에 날려가기도 하고, 새나 짐승의 먹이가 되어 흩어지기도 한다. 또 소설 속의 실겆이꽃처럼 사람이나 짐승에게 달라붙어 멀리까지 퍼뜨리는 것도 있다.

“홀씨는 스스로 방향을 찾지 못한다. 바람이 부는 대로 간다.” 신문에 게재된 에세이의 한 구절이다. 글 바탕에는 바람에 날려가는 민들레 씨앗이 그려져 있었다. 아마도 작가는 민들레처럼 깃털 같은 것이 있어서 바람에 잘 날려가는 씨앗을 ‘홀씨’라고 알고 있는 듯하다.

홀씨는 식물이 무성생식을 할 때 만들어내는 생식세포를 이른다. 보통 단세포로 움이 트기 때문에 홀씨라고 한다. ‘홀’은 단(單)의 우리말이다. 이렇게 꽃이 피지 않고 홀씨에 의해 번식하는 식물을 포자식물이라고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포자식물로는 고사리가 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생물 시간에 고사리의 세대 교번을 공부하면서 ‘장란기’ 또는 ‘장정기’라고 하여 홀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운 기억을 되살려 보면 될 것 같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88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41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376
2512 수근거리다, 소근거리다 바람의종 2010.01.26 10672
2511 죽음을 당하다 바람의종 2010.01.26 10748
2510 배워 주다 바람의종 2010.01.23 11278
2509 움추리다 / 움츠리다, 오무리다 / 오므리다, 수구리다 / 수그리다 바람의종 2010.01.23 15395
2508 봇물을 이루다 바람의종 2010.01.22 12084
2507 그만한 / 그만 한, 한걸음 / 한 걸음, 그만해야지 / 그만 해야지 바람의종 2010.01.22 11245
2506 천만에 말씀 바람의종 2010.01.20 9696
2505 간지는 음력 바람의종 2010.01.20 13379
2504 찍찍이 바람의종 2010.01.19 9190
2503 '대'와 '선' 바람의종 2010.01.19 6504
2502 사잇길 바람의종 2010.01.18 6829
2501 그저, 거저 바람의종 2010.01.15 7914
2500 냄비, 남비 바람의종 2010.01.15 13439
2499 응큼, 엉큼, 앙큼 바람의종 2010.01.14 13970
2498 박빙, 살얼음 바람의종 2010.01.11 10925
2497 문장의 앞뒤 바람의종 2010.01.10 8245
2496 ~으로 / ~을 알고 있다 바람의종 2010.01.09 9802
2495 부축빼기 바람의종 2010.01.08 9926
2494 초죽음 바람의종 2010.01.06 10846
2493 눈꼬리 바람의종 2009.12.23 12969
2492 총뿌리, 돌뿌리 바람의종 2009.12.23 11299
2491 어딜 갈려고 바람의종 2009.12.18 805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