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3.03 02:22

코펠

조회 수 12383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코펠

집에서 멀리 떠나 경치 좋은 산이나 들에서 밥과 국을 지어 먹으려면 짐을 간편하게 꾸리는 것이 좋다. 짐이 무거우면 즐거운 여행이 자칫 고행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가 반드시 챙기는 것이 ‘코펠’과 ‘버너’(burner)이다.

코펠은 여러 크기의 냄비를 겹겹이 넣고 마지막에는 조그마한 주전자와, 손잡이가 접어지는 국자 정도를 넣는 취사도구이다. 코펠의 어원은 독일말 ‘코허’(Kocher)인데, 이는 ‘요리하다’라는 뜻인 ‘코헨’(kochen)에서 나온 말이다. ‘코헨’이 영어 ‘쿡’(cook)과 어원이 같기 때문에 ‘코허’는 요리기구를 뜻하는 영어 ‘쿠커’(cooker)와 같은 말이 된다. 그런데 ‘코허’가 일본말에서 ‘곳헤루’(コッヘル)로 받아들여졌고, 이것이 우리말에 들어올 때 원어를 잘못 해석해 ‘코펠’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촉음(ッ)이 있어 원래가 ‘ㅍ’에 해당하는 소리였던 것으로 생각할 만했고, 일본말에서는 독일말 ‘헤어’(Herr)와 ‘헬’(Hell)이 모두 ‘헤루’(ヘル)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펠’이 일본말을 통하지 않고 독일말에서 들어왔다면 ‘코허’가 되었을까? 외래어는 들어오면서 또는 들어와서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영어를 통해서 들어왔다면 ‘쿡셋’(cookset)이나 그 비슷한 말 혹은 그 대표적인 상표 이름이 지금의 ‘코펠’을 대신할 것이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97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54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561
» 코펠 바람의종 2010.03.03 12383
2947 주먹구구 바람의종 2010.10.04 12373
2946 "있다, 없다"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7.13 12365
2945 정보무늬 바람의종 2011.11.13 12364
2944 복합어와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3.29 12362
2943 한번, 한 번 / 파란색, 파란 색 바람의종 2010.11.21 12354
2942 주마등 바람의종 2010.04.01 12353
2941 잊다, 잃다 바람의종 2009.11.23 12350
2940 주어지다 바람의종 2010.09.04 12350
2939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346
2938 맨들맨들, 반들반들, 번들번들, 미끌, 미끈 바람의종 2009.11.03 12340
2937 괄세, 섭하다 바람의종 2010.02.21 12340
2936 ‘100만여원’과 ‘100여만원’ 바람의종 2010.03.30 12339
2935 전년도, 회계연도 바람의종 2012.10.08 12336
2934 끄적, 끼적, 깔짝, 깨작 바람의종 2010.05.30 12334
2933 하냥 file 바람의종 2010.03.23 12325
2932 륙, 육 바람의종 2011.10.27 12312
2931 접두사 ‘군~’ 바람의종 2010.05.11 12310
2930 '-적' 없애야 말 된다 (14) 종합적 바람의종 2008.03.08 12306
2929 묫자리 / 묏자리 바람의종 2012.08.20 12300
2928 하지 말아라, 하지 마라 바람의종 2010.03.16 12294
2927 광안리 바람의종 2012.04.19 122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