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이요’
현대 서울말에는 보조사 ‘요’가 매우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뭐해요?”라고 묻고 “신문 봐요.”라고 답한다. “뭐합니까?”라고 묻고 “신문 봅니다.”라고 답하는 예는 거의 들을 수가 없다. ‘요’는 존대를 나타내는 말이기는 하지만, 격식체는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이 격식체를 거의 몰아내 버린 상황이다.
‘요’는 평서문, 의문문, 감탄문, 명령문, 청유문을 가리지 않고 쓰인다. ‘요’로 종결된 문장은 뒤에 따라오는 문장부호에 따라 문장 종류가 가려질 정도다. ‘달이 밝아요?’ 하면 의문문, ‘달이 밝아요!’ 하면 감탄문이 된다. 서술어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여러 문장 성분에 다양하게 쓰인다. ‘제가요’ 하면 주어에, ‘밥을요’ 하면 목적어에, ‘빨리요’ 하면 부사어에 쓰인 것이다.
“첫날밤이요? 그냥 잤어요.” 지난 대선 때 대선후보 부인들을 인터뷰한 신문기사에서 따온 구절이다. 신혼 첫날밤을 어떻게 보냈느냐는 짓궂은 질문에 대한 답인데, ‘첫날밤이요’라고 해서 ‘이요’를 썼다. ‘첫날밤’의 마지막 글자에 받침이 있으므로 매개모음 격으로 ‘이’를 첨가한 것 같은데, ‘요’는 항상 ‘요’로 쓰일 뿐, ‘이요’라는 변이형태를 만들지 않는다.
그런데 신문, 방송 자막 할 것 없이 받침 밑에서는 ‘이요’를 마구 쓰고 있다. 큼지막하게 제목으로 달아놓은 것도 쉬 볼 수 있다. 더 이상 퍼뜨리지 않아야 할 말이다.
우재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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