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2.21 10:10

‘첫날밤이요’

조회 수 9660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첫날밤이요’

현대 서울말에는 보조사 ‘요’가 매우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뭐해요?”라고 묻고 “신문 봐요.”라고 답한다. “뭐합니까?”라고 묻고 “신문 봅니다.”라고 답하는 예는 거의 들을 수가 없다. ‘요’는 존대를 나타내는 말이기는 하지만, 격식체는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이 격식체를 거의 몰아내 버린 상황이다.

‘요’는 평서문, 의문문, 감탄문, 명령문, 청유문을 가리지 않고 쓰인다. ‘요’로 종결된 문장은 뒤에 따라오는 문장부호에 따라 문장 종류가 가려질 정도다. ‘달이 밝아요?’ 하면 의문문, ‘달이 밝아요!’ 하면 감탄문이 된다. 서술어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여러 문장 성분에 다양하게 쓰인다. ‘제가요’ 하면 주어에, ‘밥을요’ 하면 목적어에, ‘빨리요’ 하면 부사어에 쓰인 것이다.

“첫날밤이요? 그냥 잤어요.” 지난 대선 때 대선후보 부인들을 인터뷰한 신문기사에서 따온 구절이다. 신혼 첫날밤을 어떻게 보냈느냐는 짓궂은 질문에 대한 답인데, ‘첫날밤이요’라고 해서 ‘이요’를 썼다. ‘첫날밤’의 마지막 글자에 받침이 있으므로 매개모음 격으로 ‘이’를 첨가한 것 같은데, ‘요’는 항상 ‘요’로 쓰일 뿐, ‘이요’라는 변이형태를 만들지 않는다.

그런데 신문, 방송 자막 할 것 없이 받침 밑에서는 ‘이요’를 마구 쓰고 있다. 큼지막하게 제목으로 달아놓은 것도 쉬 볼 수 있다. 더 이상 퍼뜨리지 않아야 할 말이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32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81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743
2116 이견을 좁히다 바람의종 2008.12.06 8201
2115 고바위, 만땅, 후까시, 엥꼬, 빠꾸, 오라이, 기스 바람의종 2008.12.06 16477
2114 너구리 바람의종 2008.12.07 7319
2113 강짜 바람의종 2008.12.07 8267
2112 맨 처음, 맨손 바람의종 2008.12.07 5710
2111 차로, 차선 바람의종 2008.12.07 8197
2110 퍼주기 바람의종 2008.12.08 6874
2109 안 / 않 바람의종 2008.12.08 8892
2108 사사, 사숙 바람의종 2008.12.08 7704
2107 영부인 바람의종 2008.12.08 8248
2106 너한질라 바람의종 2008.12.10 6080
2105 너댓개 바람의종 2008.12.10 9856
2104 획정, 확정 바람의종 2008.12.10 14962
2103 ~ 시키다 바람의종 2008.12.10 9365
2102 가마귀 바람의종 2008.12.11 9083
2101 패이다 바람의종 2008.12.11 14822
2100 ~ ㄴ걸 / ~ ㄹ 걸 바람의종 2008.12.11 10262
2099 지향, 지양 바람의종 2008.12.11 10882
2098 핸드폰 바람의종 2008.12.12 7840
2097 최대, 최다 바람의종 2008.12.12 9958
2096 미이라, 링겔 바람의종 2008.12.12 9178
2095 서슴치 않고 / 통털어 바람의종 2008.12.12 1124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