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2.15 08:05

멘트

조회 수 8481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멘트

근래에 들어 우리가 흔히 쓰거나 듣는 말 ‘사회자의 멘트’, ‘연기자가 다음 멘트를 잊다’ 등에서 ‘멘트’의 뜻은 ‘진행 발언’, ‘대사’ 정도의 뜻이다. 이 ‘멘트’는 예전부터 써오던 우리 토박이말은 아닌 것이 분명한데, 어느 언어의 어떤 낱말에서 유래한 것인지 확증하기가 쉽지 않다. 영어 냄새가 강하게 풍기지만 영어에는 이런 낱말이 없고, 소리와 뜻으로 보아 가장 비슷한 것이라면 ‘코멘트’(comment)나 ‘어나운스먼트’(announcement)가 있을 뿐이다. 또 이웃 일본말에서 ‘멘트’에 해당하는 낱말이라면 ‘멘토’(メント)가 되는데, 이는 ‘오나멘토’(オ-ナメント)의 준말로 쓰이며 장식품, 장신구라는 뜻이다.

결국 ‘멘트’의 어원을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대개 ‘코멘트’나 ‘어나운스먼트’ 가운데 하나라는 심증을 갖게 된다. 그런데 ‘코멘트’는 발음이 비슷하지만 뜻이 조금 다르고, ‘어나운스먼트’는 발음이 다르지만 그 뜻에서 ‘멘트’의 다른 뜻이 유래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어떤 이는 ‘말하다’, ‘언급하다’라는 뜻의 영어 ‘멘션’(mention)이 그 명사인 것으로 잘못 분석하여 명사를 만드는 -ion을 떼고서 ‘멘트’를 만든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나운스먼트’라 하지 않고 철자에 이끌려 ‘아나운스멘트’로 발음하는 가운데서 ‘멘트’를 잘라냈을 가능성이 더 그럴듯한 것 아닐까 싶다.

김선철/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61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11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074
2116 쓰겁다 바람의종 2008.02.20 11097
2115 쑥부쟁이 바람의종 2008.04.19 7406
2114 쑥밭이 되다 바람의종 2008.01.19 9254
2113 쑥맥, 쑥, 숙맥 바람의종 2010.07.23 12505
2112 쑥돌·감돌·몽돌 바람의종 2008.05.08 10867
2111 쐐기풀 바람의종 2008.03.24 6558
2110 썰매를 지치다 바람의종 2012.12.05 21580
2109 썰매 바람의종 2010.07.26 8219
2108 썩이다와 썩히다 바람의종 2010.02.25 10112
2107 써라와 쓰라 바람의종 2010.04.02 12497
2106 쌩얼, 민낯, 맨얼굴, 민얼굴 바람의종 2011.12.05 14633
2105 쌤, 일부러 틀린 말 風文 2022.07.01 1318
2104 쌓인, 싸인 바람의종 2008.12.27 23164
2103 쌍벽 바람의종 2010.08.17 10431
2102 쌍벽 바람의종 2007.07.29 6280
2101 쌍둥밤 / 쌍동밤 바람의종 2011.11.11 9514
2100 쌍거풀, 쌍가풀, 쌍꺼풀, 쌍까풀 바람의종 2012.07.27 13935
2099 쌉싸름하다 바람의종 2009.05.21 11951
2098 쌈마이 바람의종 2009.12.14 9396
2097 쌀뜬물, 쌀뜨물 바람의종 2010.07.21 13690
2096 싹쓸바람 바람의종 2009.03.03 6978
2095 싸우다와 다투다 바람의종 2007.11.09 68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