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2.07 21:20

‘그러지 좀 마라’

조회 수 7799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그러지 좀 마라’

우리말의 용언(풀이씨)에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이 있다. 동사는 본동사와 조동사로, 형용사는 본형용사와 보조형용사로 나뉜다.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문장에서 어떤 경우에도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없다. 본용언이 먼저 오고 보조용언이 뒤따른다. “가지 마라”는 문장에서 ‘가지’는 본동사이고 ‘마라’는 조동사이다. 이때 ‘가지’와 ‘마라’ 사이에는 어떤 단어도 형태소도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딱 하나의 예외가 있다. 본동사에 조사가 붙는 경우가 있다.

“세월아 가지를 마라”에서 본동사 ‘가지’ 뒤에 붙은 ‘를’이 조사이다. 이때 들어가는 조사는 보조사다. 격조사는 문장 속 낱말의 격(格)을 표시하고, 보조사는 뜻을 더한다. 보조사가 격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주된 기능은 뜻을 더하는 것이다. 그리고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의 보조사는 격을 표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지를 마라”에서 ‘를’은 목적격 조사가 아니고 ‘가지를’은 당연히 목적어가 아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이 규칙이 슬슬 깨어지고 있다. “제발 그러지 좀 말았으면 한다”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에 ‘좀’이라는 부사가 들어가 있다. 규칙대로라면 “제발 좀 그러지 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표현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입말로 흔히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글말에까지 침투한 것을 보면 하나의 문장 구조로 자리잡은 듯하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5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03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980
2578 도레미파솔라시 바람의종 2010.01.27 8602
2577 날으는 비행기? 바람의종 2010.01.27 8035
2576 어미 ‘-ㄹ지’,의존명사 ‘지’ 바람의종 2010.01.27 13379
2575 기면 기고 바람의종 2010.01.28 11639
2574 무단시 왜 그리 쌓소! 바람의종 2010.01.28 7645
2573 자립명사와 의존명사 바람의종 2010.01.28 13374
2572 사동사 바람의종 2010.01.28 8664
2571 문화어에 오른 방언 바람의종 2010.02.06 8400
2570 아르바이트 바람의종 2010.02.06 8031
2569 맞히다와 맞추다 바람의종 2010.02.06 10708
2568 건달 바람의종 2010.02.06 7274
» ‘그러지 좀 마라’ 바람의종 2010.02.07 7799
2566 가파르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2.07 8534
2565 시체,사체,송장,주검,시신 바람의종 2010.02.07 11295
2564 백지 와 그라노! 바람의종 2010.02.08 7181
2563 북녘의 속담 바람의종 2010.02.08 8445
2562 좇다와 쫓다 바람의종 2010.02.08 9163
2561 어떡해,어떻게 바람의종 2010.02.08 9410
2560 파고다 바람의종 2010.02.09 11710
2559 접미사 ‘-짜리’ 바람의종 2010.02.09 9356
2558 관형사 바람의종 2010.02.09 10467
2557 치르다·치루다 바람의종 2010.02.12 130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