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2.07 21:20

‘그러지 좀 마라’

조회 수 7823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그러지 좀 마라’

우리말의 용언(풀이씨)에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이 있다. 동사는 본동사와 조동사로, 형용사는 본형용사와 보조형용사로 나뉜다.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문장에서 어떤 경우에도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없다. 본용언이 먼저 오고 보조용언이 뒤따른다. “가지 마라”는 문장에서 ‘가지’는 본동사이고 ‘마라’는 조동사이다. 이때 ‘가지’와 ‘마라’ 사이에는 어떤 단어도 형태소도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딱 하나의 예외가 있다. 본동사에 조사가 붙는 경우가 있다.

“세월아 가지를 마라”에서 본동사 ‘가지’ 뒤에 붙은 ‘를’이 조사이다. 이때 들어가는 조사는 보조사다. 격조사는 문장 속 낱말의 격(格)을 표시하고, 보조사는 뜻을 더한다. 보조사가 격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주된 기능은 뜻을 더하는 것이다. 그리고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의 보조사는 격을 표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지를 마라”에서 ‘를’은 목적격 조사가 아니고 ‘가지를’은 당연히 목적어가 아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이 규칙이 슬슬 깨어지고 있다. “제발 그러지 좀 말았으면 한다”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에 ‘좀’이라는 부사가 들어가 있다. 규칙대로라면 “제발 좀 그러지 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표현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입말로 흔히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글말에까지 침투한 것을 보면 하나의 문장 구조로 자리잡은 듯하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26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84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811
180 어안이 벙벙하다 바람의종 2008.01.25 15926
179 ‘감투’와 ‘망탕’ 바람의종 2010.03.23 15972
178 붙이다, 부치다 바람의종 2012.01.07 15988
177 ‘뜨더국’과 ‘마치다’ 바람의종 2010.04.02 16015
176 한풀 꺾이다 바람의종 2008.02.01 16046
175 개개다(개기다) 風磬 2006.09.13 16052
174 단도리 바람의종 2008.02.04 16060
173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바람의종 2012.10.02 16069
172 겻불 風磬 2006.09.14 16073
171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들 風磬 2006.09.07 16080
170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바람의종 2008.03.08 16119
169 개차반 風磬 2006.09.14 16186
168 차지다 , 찰지다 바람의종 2012.09.04 16193
167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6235
166 단수 정리 바람의종 2007.10.17 16296
165 쟁이와 장이 바람의종 2010.03.24 16298
164 외래어 받침 표기법 바람의종 2012.05.07 16312
163 안전성 / 안정성 바람의종 2012.09.24 16317
162 조조할인 바람의종 2010.08.17 16350
161 살아 진천 죽어 용인 바람의종 2008.01.15 16468
160 포클레인, 굴삭기 / 굴착기, 삽차 바람의종 2010.05.31 16488
159 고바위, 만땅, 후까시, 엥꼬, 빠꾸, 오라이, 기스 바람의종 2008.12.06 164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