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1.28 12:32

기면 기고

조회 수 11645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기면 기고’

현행 학교 문법에서는 ‘이다’는 서술격조사로, ‘아니다’는 형용사로 분류한다. 이 두 낱말의 씨가름(품사 분류) 문제는 학계의 오랜 논쟁거리가 되어 왔다. 가장 큰 갈래가 현행 서술격조사설과 잡음씨(지정사)설이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는 식으로 올인을 해야 성공한다.” 신문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라는 문장을 뜯어보면 매우 재미있다. 낱말은 ‘기다’와 ‘아니다’ 두 개뿐이다. 활용형 단위로 헤아려도 네 개다. 하지만 문장은 아주 복잡하다. 네 낱말이 모두 하나의 문장(절)이다. 문장을 보통 단문, 복문, 중문, 혼문으로 나누는데, 위의 짧은 예문은 가장 복잡한 혼문이다. ‘기면 기고’는 주절과 종속절로 된 복문이고, 뒤의 ‘아니면 아니다’ 또한 같은 형태의 복문이다. 이 두 복문이 대등절로 이어져 중문 형식을 갖추고 있어 전체 문장은 혼문이다.

사전은 ‘기다’를 ‘그것이다’가 줄어든 말로 풀이하고 있다. 대명사 ‘그것’에 서술격조사 ‘이다’가 결합한 말이다. ‘그것이다’에서 ‘것이’만 떼어 살펴보자. 표준어권에서 ‘것이’는 ‘게’ 또는 ‘거’로 줄어든다. ‘이것이’가 ‘이게’로 되고 ‘이것이다’는 ‘이거다’로 된다. 영남지방에서 ‘것이’는 철저하게 ‘기’로 줄어든다. ‘이것이’는 ‘이기’로 되고, ‘이것이다’는 ‘이기다’로 된다. 예외가 거의 없다. ‘그것이다’가 ‘기다’로 줄어든 데에는 영남 방언에서의 말 줄이기가 차용된 듯하다.

우재욱/시인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4244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5769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1Jan
    by 바람의종
    2008/01/21 by 바람의종
    Views 11750 

    아닌 밤중에 홍두깨

  5. No Image 07Sep
    by 바람의종
    2009/09/07 by 바람의종
    Views 11750 

    흉내 / 시늉

  6.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10/01/23 by 바람의종
    Views 11749 

    핫어미와 핫아비

  7. No Image 02Apr
    by 바람의종
    2010/04/02 by 바람의종
    Views 11749 

    몬뜰래기 벗곡!

  8. No Image 25Feb
    by 바람의종
    2008/02/25 by 바람의종
    Views 11749 

    쓸개 빠진 놈

  9. No Image 03May
    by 바람의종
    2012/05/03 by 바람의종
    Views 11747 

    허리를 곧게 피다

  10. No Image 22Sep
    by 바람의종
    2009/09/22 by 바람의종
    Views 11738 

    '막' 띄어쓰기

  11. No Image 10Nov
    by 바람의종
    2007/11/10 by 바람의종
    Views 11737 

    사주단자

  12. No Image 13Sep
    by 바람의종
    2012/09/13 by 바람의종
    Views 11737 

    '구정'은 일본식 표기

  13. No Image 08Sep
    by 바람의종
    2010/09/08 by 바람의종
    Views 11730 

    서툴러와 서툴어

  14. No Image 13Nov
    by 바람의종
    2011/11/13 by 바람의종
    Views 11729 

    디엠제트

  15. No Image 18Sep
    by 바람의종
    2008/09/18 by 바람의종
    Views 11729 

    작렬, 작열

  16. No Image 09Feb
    by 바람의종
    2010/02/09 by 바람의종
    Views 11727 

    파고다

  17. No Image 28Sep
    by 바람의종
    2012/09/28 by 바람의종
    Views 11717 

    고육지책, 궁여지책

  18. No Image 04Oct
    by 바람의종
    2010/10/04 by 바람의종
    Views 11714 

    커피샵

  19. No Image 26Jan
    by 바람의종
    2008/01/26 by 바람의종
    Views 11711 

    자욱길

  20. No Image 29Jun
    by 바람의종
    2009/06/29 by 바람의종
    Views 11711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21. No Image 08Sep
    by 바람의종
    2010/09/08 by 바람의종
    Views 11710 

    국민들

  22. No Image 08Oct
    by 바람의종
    2007/10/08 by 바람의종
    Views 11701 

    떼부자

  23. No Image 04Mar
    by 바람의종
    2010/03/04 by 바람의종
    Views 11700 

    가능성이 높다

  24. No Image 02May
    by 바람의종
    2012/05/02 by 바람의종
    Views 11688 

    개고기 수육

  25. No Image 19Apr
    by 바람의종
    2012/04/19 by 바람의종
    Views 11687 

    현수막, 펼침막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