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1.19 05:19

커브길

조회 수 8258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커브길

올해도 국민과 재외동포 대부분이 민족의 최대 명절 추석을 풍요롭게 즐기셨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명절에는 오랜만에 그동안 떨어져 지내던 가족과 친지를 만나러 가기 때문에 끝없는 자동차 행렬로 막히는 길이 평소와는 달리 그리 짜증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곧게 뻗었으나 단조로운 길이 있는가 하면, 간간이 들꽃이 핀 길섶이 있어서 정겨운 시골길도 있다. 곧게 가다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휘어진 길을 외래어로 ‘커브’(curve) 또는 ‘커브길’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카브(길)’라고 발음하기도 하였는데 이 영어의 일본말 ‘가부’(カ-ブ)의 영향인 듯하다. ‘굽잇길’이라는 우리말이 있으나 사전에만 올라 있을 뿐 아직 입말로는 정착되지 않은 듯하다. 어떤 지역에서는 ‘카돗길’이라고 한다. ‘카브’의 ‘브’ 대신에 ‘도’(道)가 들어가고 거기에다가 ‘길’이 덧붙은 형태이다. ‘역전앞’처럼 같은 말이 두 번 들어간 경우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고바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경사, 기울기, 비탈’이라는 뜻의 일본말 ‘고바이’(こうばい, 勾配)이므로 원래의 뜻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고갯길과 같은 경사진 길이 똑바르지 않고 대개 휘기 때문에 이렇게 와전된 것이 아닌가 싶다. ‘고바이’ 대신에 ‘고바위’로 말하는 지역이나 개인이 있는데, 이는 ‘높을 고’(高)에 ‘바위’가 연결된 것으로 생각해서인 듯하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73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31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196
3124 팔자 바람의종 2007.09.08 8747
3123 폐하 바람의종 2007.09.09 9785
3122 푼수 바람의종 2007.09.10 11355
3121 한량 바람의종 2007.09.12 8257
3120 한성 바람의종 2007.09.18 10975
3119 한약 한 제 바람의종 2007.09.19 10880
3118 합하 바람의종 2007.09.20 8147
3117 행각 바람의종 2007.09.21 8034
3116 바람의종 2007.09.22 8885
3115 ‘김치’와 ‘지’ 바람의종 2007.09.22 6814
3114 형극 바람의종 2007.09.23 12204
3113 기다 아니다 바람의종 2007.09.23 14504
3112 호구 바람의종 2007.09.26 11137
3111 언어의 가짓수 바람의종 2007.09.26 12423
3110 호구 바람의종 2007.09.28 8150
3109 상일꾼·큰머슴 바람의종 2007.09.28 12252
3108 호남 바람의종 2007.09.29 8813
3107 ‘기쁘다’와 ‘즐겁다’ 바람의종 2007.09.29 11921
3106 홍일점 바람의종 2007.10.05 10615
3105 고려에 넣어? 바람의종 2007.10.05 7978
3104 환갑 바람의종 2007.10.06 18078
3103 언어 분류 바람의종 2007.10.06 1293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