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1.11 20:28

긴장하다와 식반찬

조회 수 9058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긴장하다와 식반찬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18일에 세상을 떠나셨다. 타계한 대통령을 특별히 생각하게 되는 것은 2000년 6월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건넨 인사말 두 마디가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6월13일 제1차 정상회담이 오후 3시에 있었는데, 이때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한 첫인사는 “오늘 아침부터 너무 긴장하지 않습니까?”였다.

‘긴장하다’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100m 달리기 출발선에 선 학생의 심정으로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긴장하다’가 어떤 일을 위한 여건이나 환경이 어려울 때 쓰는 말이다. “전력 생산이 긴장하여 공장을 돌리기 어렵다”가 그 예이다. 그러니까 아침부터 일정이 너무 빠듯하여 힘들지 않으냐는 인사를 한 셈이다. 그 뒤 김 위원장은 “식반찬이 어땠느냐?”고 인사를 했는데, 이는 음식이 대체로 입에 맞았는지를 물은 것이다. 북한에서 정상회담을 위하여 특별히 준비한 음식은 ‘온반’과 ‘륙륙날개탕’이었다. ‘온반’은 ‘여러 가지를 곁들인 밥에 고기 국물을 부은 것’이었고, ‘륙륙날개탕’은 ‘메추리 고기로 만든 탕의 일종’으로 6월13일이 아닌 6월12일에 회담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67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12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083
2006 커브길 바람의종 2010.01.19 8301
2005 사잇길 바람의종 2010.01.18 6817
2004 ‘-빼기’가 붙는 말 바람의종 2010.01.18 8423
2003 외래어에서 무성 파열음 표기 바람의종 2010.01.18 10835
2002 북한의 국화는 목란꽃 바람의종 2010.01.18 14053
2001 거진 다 왔소! file 바람의종 2010.01.18 9729
2000 말 비틀기(1) 바람의종 2010.01.18 9709
1999 그저, 거저 바람의종 2010.01.15 7893
1998 냄비, 남비 바람의종 2010.01.15 13415
1997 파열음 바람의종 2010.01.15 10159
1996 개밥바라기 바람의종 2010.01.15 8248
1995 딤섬 바람의종 2010.01.15 8584
1994 발음상의 특징 바람의종 2010.01.15 8105
1993 응큼, 엉큼, 앙큼 바람의종 2010.01.14 13917
1992 부득이하게? ‘부득이’면 족하다 바람의종 2010.01.14 17410
1991 ‘붇다’와 ‘붓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1.14 11808
1990 기록은 ‘경신’,계약은 ‘갱신’ 바람의종 2010.01.14 11041
1989 대체나 그렇네 잉! 바람의종 2010.01.14 7976
1988 안 본 지 바람의종 2010.01.14 7529
1987 몸알리 바람의종 2010.01.14 7874
1986 박빙, 살얼음 바람의종 2010.01.11 10911
1985 트랜스 바람의종 2010.01.11 1107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