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1.11 20:28

긴장하다와 식반찬

조회 수 9075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긴장하다와 식반찬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18일에 세상을 떠나셨다. 타계한 대통령을 특별히 생각하게 되는 것은 2000년 6월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건넨 인사말 두 마디가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6월13일 제1차 정상회담이 오후 3시에 있었는데, 이때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 대통령에게 한 첫인사는 “오늘 아침부터 너무 긴장하지 않습니까?”였다.

‘긴장하다’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100m 달리기 출발선에 선 학생의 심정으로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긴장하다’가 어떤 일을 위한 여건이나 환경이 어려울 때 쓰는 말이다. “전력 생산이 긴장하여 공장을 돌리기 어렵다”가 그 예이다. 그러니까 아침부터 일정이 너무 빠듯하여 힘들지 않으냐는 인사를 한 셈이다. 그 뒤 김 위원장은 “식반찬이 어땠느냐?”고 인사를 했는데, 이는 음식이 대체로 입에 맞았는지를 물은 것이다. 북한에서 정상회담을 위하여 특별히 준비한 음식은 ‘온반’과 ‘륙륙날개탕’이었다. ‘온반’은 ‘여러 가지를 곁들인 밥에 고기 국물을 부은 것’이었고, ‘륙륙날개탕’은 ‘메추리 고기로 만든 탕의 일종’으로 6월13일이 아닌 6월12일에 회담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506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66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6374
1544 보어 바람의종 2010.02.21 9192
1543 원인, 이유 바람의종 2009.11.29 9198
1542 바라다 / 바래다 바람의종 2008.07.18 9203
1541 낸들, 나 자신, 내 자신 바람의종 2009.05.04 9205
1540 패였다, 채였다 바람의종 2009.07.14 9208
1539 정종 바람의종 2007.10.24 9209
1538 가마귀 바람의종 2008.12.11 9212
1537 명사형 어미 바람의종 2010.03.14 9219
1536 -스럽다 바람의종 2010.08.14 9219
1535 기린아 바람의종 2007.06.07 9225
1534 백성 바람의종 2007.07.09 9227
1533 그것을 아시요? 바람의종 2010.03.18 9230
1532 꽃 피라 바람의종 2011.11.25 9230
1531 기침을 깇다? 바람의종 2010.03.04 9232
1530 이제서야, 그제서야 바람의종 2009.07.08 9234
1529 찍찍이 바람의종 2010.01.19 9234
1528 믜운이 바람의종 2009.02.07 9236
1527 '자처'와 '자청' 바람의종 2011.05.01 9237
1526 좇다와 쫓다 바람의종 2010.02.08 9239
1525 여성상과 새말 바람의종 2007.11.04 9240
1524 떠구지 file 바람의종 2010.01.06 9242
1523 오부리 바람의종 2009.07.08 924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