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1.10 22:30

번역 투 문장

조회 수 7239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번역 투 문장

글을 읽다 보면 어쩐지 몸에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분명히 우리말인데도 우리말 같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대부분 외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했을 때 그렇다. 이런 글을 흔히 ‘번역 투 문장’이라고 한다. 번역이라는 작업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번역을 했다면 ‘번역 투 문장’이라는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쩐지 어색하게 느껴지는 만큼 번역이 설되었다고 할 것이다.

번역 투가 번역문에만 갇혀 있으면 그래도 좀 낫겠는데, 이런 투가 일반화되어 처음부터 우리말로 쓴 글에까지 끼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피동문의 남발이다. 우리말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능동문으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원문이 피동문이어도 우리말로 옮길 때는 능동문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특훈교수는 최고 가운데 최고라는 영예와 함께 특전이 제공된다. 연봉을 30% 이상 더 받고 정년 후에도 비전임 교수로 계속 임용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신문 기사에서 잘라온 문장이다. 번역문도 아니고 처음부터 우리말로 쓴 기사인데도 ‘번역 투’가 느껴진다. ‘특전이 제공된다’는 ‘특전을 제공한다’로, ‘임용되는’은 ‘임용하는’으로, ‘혜택이 주어진다’는 ‘혜택을 준다’로 바꾸어서 읽어보면 뭔가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 것이다. ‘주어진다’ 같은 형태는 어법상 가능하다고는 해도 억지스럽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18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64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590
1984 바꼈다 바람의종 2008.09.03 7565
1983 바꾸다, 고치다 바람의종 2010.04.10 7432
1982 바늘방석 風磬 2006.11.26 7580
1981 바다가재, 바닷가재 바람의종 2010.07.21 11753
1980 바라+겠 바람의종 2009.06.30 6353
1979 바라다 / 바래다 바람의종 2008.07.18 9134
1978 바람 바람의종 2008.04.04 5965
1977 바람 바람의종 2012.08.20 9288
1976 바람을 피다? 風文 2024.01.20 1493
1975 바람직안해 바람의종 2009.10.28 7521
1974 바람피다 걸리면? 바람의종 2011.12.30 11995
1973 바래, 바라 바람의종 2009.04.13 9741
1972 바바리 바람의종 2009.03.23 7544
1971 바쁘다 바람의종 2008.03.28 5711
1970 바스크말 바람의종 2008.02.12 6814
1969 바우덕이 바람의종 2009.03.16 6686
1968 바이러스 바람의종 2012.12.04 17266
1967 바이크 바람의종 2009.09.21 7980
1966 바지선 바람의종 2010.05.17 11353
1965 바치다,받치다,받히다 바람의종 2010.04.19 13232
1964 바캉스 바람의종 2008.02.12 7329
1963 바캉스, 다이어트 바람의종 2008.08.04 721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