꼽다시
“꼽다시 독 안에 든 쥐 꼴 아닝가베.”(<노을> 김원일)
여기에서 ‘꼽다시’는 ‘고스란히’에 대응하는 경상도 고장말이다. ‘꼽다시’와 그 형태가 비슷한 고장말로는 ‘꼽다라시’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축나거나 변함이 없이 그대로 온전하다는 의미를 갖는 ‘곱다랗다’의 어간 ‘곱다랗-’과 부사를 만드는 ‘-이’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따라서 ‘꼽다라시’는 ‘곱다랗이>곱다라시>꼽다라시’와 같은 소리의 변화를 겪은 고장말이다. 여기에서 ‘꼽다시’가 ‘꼽다라시’가 줄어서 된 말임을 짐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부인이 생선 행상을 안 한다면 꼽다시 굶어죽을 위인이었다.”(<장렬한 화염> 윤정규) “고래 놓이까네, 마 꼽다라시 시아바씨가 누명을 덮어썼어.”(<한국구비문학대계> 경남편)
‘꼽다시’와 더불어 ‘고스란히’에 대응하는 전형적인 고장말은 ‘소롯이’이다. ‘소롯이’는 예전에 쓰였거나, 혹은 아직 조사되지 않은 고장말로 추정되는 ‘소롯하다’의 어근 ‘소롯-’과 ‘-이’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소롯하다’는 모자람이 없이 온전하다는 뜻을 갖는 ‘오롯하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고장말이었을 것이다. “천 냥을 갖다가 소롯이 써 삐리 논께네 집에 가 뭐라고 말하꼬?”(위 책) “어느 순간 먼지가 소롯이 가라앉고 소란은 흐지부지되어 있다.”(<마이너리그> 은희경)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8999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5501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0444 |
818 | 메가폰과 마이크 | 바람의종 | 2010.01.10 | 7905 |
817 | 옴시레기 | 바람의종 | 2010.01.10 | 7168 |
816 | 번역 투 문장 | 바람의종 | 2010.01.10 | 7227 |
815 | ‘이다’‘아니다’와만 결합하는 ‘-에요’ | 바람의종 | 2010.01.09 | 6843 |
814 | 체언의 쓰임새 | 바람의종 | 2010.01.09 | 9103 |
813 | 시라소니 | 바람의종 | 2010.01.09 | 8167 |
812 | 러닝셔츠 | 바람의종 | 2010.01.09 | 7644 |
811 | 앙사리 | 바람의종 | 2010.01.09 | 8668 |
810 | 사이시옷 적기 | 바람의종 | 2010.01.08 | 7228 |
809 | 어금지금하다 | 바람의종 | 2010.01.08 | 10528 |
» | 꼽다시 | 바람의종 | 2010.01.08 | 10552 |
807 | 죽음을 이르는 말들 | 바람의종 | 2010.01.08 | 14211 |
806 | 고래 | 바람의종 | 2010.01.08 | 7578 |
805 | 표준어와 방언 | 바람의종 | 2010.01.06 | 9416 |
804 | 옷깃을 여미다 | 바람의종 | 2010.01.06 | 12925 |
803 | 덕아웃이 아니고 왜 더그아웃? | 바람의종 | 2010.01.06 | 9573 |
802 | 메리야스 | 바람의종 | 2010.01.06 | 9042 |
801 | 떠구지 | 바람의종 | 2010.01.06 | 9181 |
800 | 보도시 한 절(술) 뜨고 | 바람의종 | 2010.01.06 | 5473 |
799 | 에누리 | 바람의종 | 2010.01.06 | 9398 |
798 | 사람 | 바람의종 | 2009.12.21 | 10957 |
797 | 벤치마킹 | 바람의종 | 2009.12.21 | 95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