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1.06 19:39

메리야스

조회 수 9054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메리야스

주변에 에어컨을 거의 켜지 않고 지냈다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아 올여름이 그리 무덥지 않게 지나가는 듯하다. 시원하게 여름을 나려면 집에서만이라도 거의 속옷 차림을 하게 되는데, 속옷 중에서 얇고 잘 늘어나는 천으로 만든 윗옷을 대개 ‘메리야스’라 한다. 이 말은 에스파냐 말 ‘메디아스’(medias)가 일본말에서 ‘메리야스’(メリヤス)가 된 뒤 우리말로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메리야스라고 일컫는 것 중 하나는 목의 앞뒤가 깊게 파이고 소매가 없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소매 형태의 것이다. 그런데 본래 ‘메리야스’는 옷의 종류가 아니라 천의 종류를 가리키는 말로서, 뜨개질로 코를 서로 엮어 촘촘하게 짠 것을 일컫는다. 이것이 처음 발명된 것은 적어도 기원전 1000년쯤으로 추정되는데, 3세기 것으로 보이는 유프라테스 강변의 유물이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한다.

천으로서의 메리야스는 처음에는 양말을 만드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 아라비아 지역에서 발견된 4세기 유물이 바로 양말인데다, 유럽에 전파된 500년경 이후 14세기의 영국과 프랑스에서 왕족과 귀족들이 이 양말을 신었다는 증거가 있고, 15~16세기에 여성들이 이 방식으로 양말을 짜는 가내 부업이 성행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이 무렵 도버해협의 섬 여자들은 털실로 손뜨개질하여 짠 메리야스로 스웨터를 만들어 바다에 나가 일하는 남편에게 입히기도 했다고 한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9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45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431
2644 시남이 댕게라! 바람의종 2009.12.18 7348
2643 한글로 번역한다? 바람의종 2009.12.18 9675
2642 긴가민가하다 바람의종 2009.12.18 9622
2641 걸맞는? 걸맞은? 바람의종 2009.12.18 9562
2640 벤치마킹 바람의종 2009.12.21 9565
2639 사람 file 바람의종 2009.12.21 10963
2638 에누리 바람의종 2010.01.06 9401
2637 보도시 한 절(술) 뜨고 file 바람의종 2010.01.06 5481
2636 떠구지 file 바람의종 2010.01.06 9185
» 메리야스 바람의종 2010.01.06 9054
2634 덕아웃이 아니고 왜 더그아웃? 바람의종 2010.01.06 9593
2633 옷깃을 여미다 바람의종 2010.01.06 12941
2632 표준어와 방언 바람의종 2010.01.06 9490
2631 고래 file 바람의종 2010.01.08 7586
2630 죽음을 이르는 말들 file 바람의종 2010.01.08 14236
2629 꼽다시 바람의종 2010.01.08 10557
2628 어금지금하다 바람의종 2010.01.08 10539
2627 사이시옷 적기 바람의종 2010.01.08 7235
2626 앙사리 바람의종 2010.01.09 8677
2625 러닝셔츠 바람의종 2010.01.09 7651
2624 시라소니 file 바람의종 2010.01.09 8181
2623 체언의 쓰임새 바람의종 2010.01.09 91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