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2.18 03:41

시남이 댕게라!

조회 수 7345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시남이 댕게라!

‘시남이’는 표준어 ‘시나브로’나 ‘천천히’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경상도와 강원도에서 쓰인다. “숫체녀 입어다가 쌀떠물을 시남 시남이 떠옇는 기라.”(<한국구비문학대계> 경남편) ‘시남이’는 ‘시남 시남이’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시남’과 부사를 만드는 토 ‘-이’가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시남이’와 뜻이 같은 ‘시남으로’ 또한 ‘시남’과 토 ‘-으로’가 결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남으로’에 비추어 ‘시나브로’가 [시납+-으로]와 같은 낱말구조를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시나브로’의 말뿌리를 절에 시주하는 일을 나타내는 말 ‘시납’에서 찾기도 한다. 개개인이 절에 시주하는 양은 얼마 되지 않지만 모이면 많은 양이 되듯 ‘시나브로’가 어떤 일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이루어진다는 뜻을 나타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남으로’와 ‘시나브로’만 놓고 보자면 그럴듯한 이야기다. 그러나 ‘시남이’와 뜻이 같은 고장말 ‘시납없이’와 ‘시남없이’를 생각해 보면 고장말 ‘시남이’와 ‘시남으로’의 말뿌리를 ‘시납’에서 찾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생각은 이효석의 소설 <분녀>의 한 구절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분녀는 혼자 먼저 나갔으나 시납시납 거닐어도 천수의 나오는 꼴이 보이지 않았다.”

‘시남이’의 또다른 형태는 ‘시누메’다. “문지 나잖나? 시누메 댕게라.”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76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32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354
2050 시라소니 file 바람의종 2010.01.09 8139
2049 시들음병/시듦병 바람의종 2011.11.20 11111
2048 시도하다 바람의종 2012.07.23 8576
2047 시덥지 않은 소리 바람의종 2010.10.30 9616
2046 시답잖다 風磬 2007.01.19 12325
2045 시달리다 風磬 2007.01.19 8616
2044 시다바리, 나와바리, 당일바리 바람의종 2012.03.05 17728
» 시남이 댕게라! 바람의종 2009.12.18 7345
2042 시건 바람의종 2012.01.19 16580
2041 시거리와 시내 바람의종 2008.07.17 6227
2040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1065
2039 시간, 시각 바람의종 2008.11.16 6526
2038 시각과 시간 바람의종 2010.07.18 10287
2037 승패, 성패 바람의종 2008.12.26 8960
2036 승전보를 울렸다 바람의종 2010.03.15 9247
2035 승부욕 바람의종 2009.05.06 8149
2034 승락, 승낙 바람의종 2008.12.28 13712
2033 승냥이 file 바람의종 2010.01.11 10793
2032 슬하 바람의종 2007.07.28 6993
2031 슬리퍼 바람의종 2009.07.29 6924
2030 슬라이딩 도어 바람의종 2011.01.30 13847
2029 슬기와 설미 바람의종 2008.02.21 857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