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1.29 08:36

싸목싸목 허소!

조회 수 973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싸목싸목 허소!

‘싸목싸목’은 표준어 ‘천천히’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전라도에서 쓰는 말이다. ‘싸목싸목’은 본디 천천히 걷는 모양을 나타내는 흉내말이었으나, 점차 다른 행위로까지 그 의미의 폭을 넓혀 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싸목싸목’이 ‘가다’나 ‘오다’, ‘걷다’ 같은 동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자, 싸목싸목 가봅시다.”(<타오르는 강> 문순태) “안 엉칠라면 싸목싸목 씹어서 묵어사(먹어야) 쓴다.”(<녹두장군> 송기숙) ‘싸목싸목’의 또다른 형태는 ‘싸묵싸묵’인데, 이는 ‘싸목싸목>싸묵싸묵’과 같은 소리의 변화를 경험한 결과이다. “날도 풀리고 희은이도 컸으니께 싸묵싸묵 돌아댕겨 봐야지.”(<목련꽃 그늘 아래서> 한창훈)

‘싸목싸목’과 마찬가지로 걷는 모양을 나타내는 흉내말에서 유래하여 ‘천천히’의 의미를 갖는 ‘싸박싸박’과 ‘장감장감’을 들 수 있는데, 이 또한 전라도에서 두루 쓰이는 고장말이다. ‘싸박싸박’은 눈 쌓인 길을 사박사박 걷는 모양을, 장감장감은 비 내리는 길을 까치발을 디디며 징검징검 걷는 모양을 본뜬 말이다. 그래서인지 표준어의 ‘천천히’와 고장말 ‘싸목싸목, 싸박싸박, 장감장감’은 말맛이 다르다. “츤츤히 장감장감 걸어라 잉.”(<불의 나라> 박범신) “해 떨어질라문 안직 멀었네. 싸박싸박 걸어가소!”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95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56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254
2666 ‘안 되’는 ‘안 돼’ 바람의종 2009.11.24 9159
2665 고니 바람의종 2009.11.29 9904
2664 질투 바람의종 2009.11.29 9669
» 싸목싸목 허소! 바람의종 2009.11.29 9732
2662 곰비임비 바람의종 2009.11.29 8447
2661 차별하는 말 미망인 1 바람의종 2009.11.29 10489
2660 놉샹이 바람의종 2009.12.01 8549
2659 선크림 바람의종 2009.12.01 7925
2658 ‘몇 일’이 아니고 ‘며칠’인 이유 바람의종 2009.12.01 10937
2657 아리아리 바람의종 2009.12.01 10918
2656 할미새 바람의종 2009.12.04 10212
2655 실랑이 바람의종 2009.12.04 9007
2654 ‘로서’와 ‘로써’ 바람의종 2009.12.04 10083
2653 ‘하므로’와 ‘함으로’ 바람의종 2009.12.04 9630
2652 서나서나 허소! file 바람의종 2009.12.14 8850
2651 구저모디 file 바람의종 2009.12.14 8327
2650 쌈마이 바람의종 2009.12.14 9439
2649 국어의 품사 1 바람의종 2009.12.14 15026
2648 영부인 바람의종 2009.12.14 8295
2647 어간과 어미 바람의종 2009.12.14 10103
2646 기린 바람의종 2009.12.18 10184
2645 강추위 바람의종 2009.12.18 77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