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1.29 08:36

싸목싸목 허소!

조회 수 9710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싸목싸목 허소!

‘싸목싸목’은 표준어 ‘천천히’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전라도에서 쓰는 말이다. ‘싸목싸목’은 본디 천천히 걷는 모양을 나타내는 흉내말이었으나, 점차 다른 행위로까지 그 의미의 폭을 넓혀 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싸목싸목’이 ‘가다’나 ‘오다’, ‘걷다’ 같은 동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자, 싸목싸목 가봅시다.”(<타오르는 강> 문순태) “안 엉칠라면 싸목싸목 씹어서 묵어사(먹어야) 쓴다.”(<녹두장군> 송기숙) ‘싸목싸목’의 또다른 형태는 ‘싸묵싸묵’인데, 이는 ‘싸목싸목>싸묵싸묵’과 같은 소리의 변화를 경험한 결과이다. “날도 풀리고 희은이도 컸으니께 싸묵싸묵 돌아댕겨 봐야지.”(<목련꽃 그늘 아래서> 한창훈)

‘싸목싸목’과 마찬가지로 걷는 모양을 나타내는 흉내말에서 유래하여 ‘천천히’의 의미를 갖는 ‘싸박싸박’과 ‘장감장감’을 들 수 있는데, 이 또한 전라도에서 두루 쓰이는 고장말이다. ‘싸박싸박’은 눈 쌓인 길을 사박사박 걷는 모양을, 장감장감은 비 내리는 길을 까치발을 디디며 징검징검 걷는 모양을 본뜬 말이다. 그래서인지 표준어의 ‘천천히’와 고장말 ‘싸목싸목, 싸박싸박, 장감장감’은 말맛이 다르다. “츤츤히 장감장감 걸어라 잉.”(<불의 나라> 박범신) “해 떨어질라문 안직 멀었네. 싸박싸박 걸어가소!”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90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59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437
2116 이견을 좁히다 바람의종 2008.12.06 8214
2115 고바위, 만땅, 후까시, 엥꼬, 빠꾸, 오라이, 기스 바람의종 2008.12.06 16537
2114 너구리 바람의종 2008.12.07 7351
2113 강짜 바람의종 2008.12.07 8321
2112 맨 처음, 맨손 바람의종 2008.12.07 5723
2111 차로, 차선 바람의종 2008.12.07 8221
2110 퍼주기 바람의종 2008.12.08 6931
2109 안 / 않 바람의종 2008.12.08 8930
2108 사사, 사숙 바람의종 2008.12.08 7722
2107 영부인 바람의종 2008.12.08 8259
2106 너한질라 바람의종 2008.12.10 6093
2105 너댓개 바람의종 2008.12.10 9871
2104 획정, 확정 바람의종 2008.12.10 15035
2103 ~ 시키다 바람의종 2008.12.10 9408
2102 가마귀 바람의종 2008.12.11 9131
2101 패이다 바람의종 2008.12.11 14942
2100 ~ ㄴ걸 / ~ ㄹ 걸 바람의종 2008.12.11 10348
2099 지향, 지양 바람의종 2008.12.11 10896
2098 핸드폰 바람의종 2008.12.12 7882
2097 최대, 최다 바람의종 2008.12.12 10017
2096 미이라, 링겔 바람의종 2008.12.12 9213
2095 서슴치 않고 / 통털어 바람의종 2008.12.12 1128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