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1.19 15:02

진보적

조회 수 9493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진보적

우리나라 학생들이 영문법 공부에 쏟는 시간이 국문법 공부에 쏟는 시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무랄 일은 아니다. 국어야 모국어이므로 문법을 모르더라도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지만, 외국어인 영어를 익히자면 문법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터이다. 다만 국문법을 잘 모르다 보니 국문법 체계를 영문법 체계로 이해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글을 쓰면서 수식어를 너무 많이 쓰지 말라는 뜻으로 “형용사를 너무 많이 쓰지 말라”고 말할 때처럼 말이다. 이는 영어 형용사와 국어 형용사의 차이를 모르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영어 형용사는 부사와 함께 꾸밈말로 쓰인다. 하지만 우리말 형용사는 동사와 함께 풀이말로 쓰인다.

“진보주의라는 개념은 역사상 없으며, 오직 ‘진보적’이란 형용사로 존재한다.”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이 주장의 시비를 가리는 것은 이 글의 취지가 아니다. 다만 ‘진보적’이란 낱말을 형용사라고 한 것은 영문법 체계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 ‘progressive’는 형용사이지만 우리말 ‘진보적’은 명사이거나 관형사이다. “그 사람은 진보적이다”에서는 명사, “진보적 사고를 가져라”에서는 관형사이다. 임자씨(체언)를 꾸미는 기능에서 우리말의 관형사는 영어의 형용사와 흡사하다. 그러나 영어의 형용사는 ‘be 동사’와 어울려 문장의 보어가 되기도 하지만, 우리말의 관형사는 조사도 붙지 않고 어미 활용도 하지 않는 매우 폐쇄적인 품사이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64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20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104
774 싸목싸목 허소! 바람의종 2009.11.29 9695
773 질투 바람의종 2009.11.29 9644
772 고니 바람의종 2009.11.29 9873
771 ‘안 되’는 ‘안 돼’ 바람의종 2009.11.24 9065
770 조사 ‘밖에’ 뒤엔 부정하는 말 바람의종 2009.11.24 9670
769 마진 바람의종 2009.11.24 7513
768 넘어는 동작, 너머는 공간 바람의종 2009.11.23 6741
767 알비 바람의종 2009.11.23 9479
766 싸드락싸드락 묵소! 바람의종 2009.11.23 9282
765 랜드마크는 명소,상징물,표지물 바람의종 2009.11.19 7605
» 진보적 바람의종 2009.11.19 9493
763 누리마루, 나래마루. 바람의종 2009.11.15 8453
762 일절 뒤에는 부정어,금지어 바람의종 2009.11.15 9346
761 담비 바람의종 2009.11.15 10747
760 알은체는 아는 사이에서 바람의종 2009.11.12 9460
759 비닐 바람의종 2009.11.12 8860
758 나절은 낮 시간의 절반 바람의종 2009.11.10 9989
757 눈사리 바람의종 2009.11.10 9599
756 혼저 옵소예 file 바람의종 2009.11.09 10351
755 ‘첫 참석’ 바람의종 2009.11.09 9001
754 독수리 바람의종 2009.11.08 11026
753 무크(지) 바람의종 2009.11.08 75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