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1.09 01:31

‘첫 참석’

조회 수 8875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첫 참석’

“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 추도식 첫 참석”. 신문 기사의 제목이다. 이 제목의 문장 구조를 살펴보면, 주어는 ‘경찰청장’이고 ‘동의대사건 20년 만에’와 ‘추도식’은 부사어다. 이 문장을 축약하기 전의 완성형 문장으로 되돌려 보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이 추도식에 첫 참석했다”로 될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참석했다’라는 동사를 ‘첫’이라는 관형사가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 ‘관형사’는 어떤 경우에도 동사를 꾸미지 못한다. 당연히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의 문장 구조는 신문 제목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어느 특정 신문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신문이 이런 식으로 쓰고 있다. 제목의 마지막 단어 ‘참석’이 동사가 아니라 명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참석’이 명사이므로 관형사 ‘첫’을 쓰는 것이 옳다는 식으로. 그렇다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라는 부사구는 대체 어디에 걸리는 말인가? ‘참석’이 명사라면 이 부사구는 설 자리가 없다. ‘참석’은 동사의 어근이다. 따라서 ‘처음 참석’으로 해야 반듯하다.

‘첫 참석을 했다’를 ‘첫 참석’으로 줄였다고 하는 것도 옹색하다. 명색이 신문 문장이 이렇게 뒤틀어진 꼴이어서야 되겠는가? “처음 참석했다”와 “첫 참석을 했다”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첫 참석을 했다”라는 꼴은 억지로 갖다 맞춘 꼴이지 자연스런 우리말 문장이 아니다. - 우재욱/시인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41309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02764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0Jan
    by 風文
    2024/01/20 by 風文
    Views 994 

    ‘시월’ ‘오뉴월’

  5. No Image 24Nov
    by 바람의종
    2009/11/24 by 바람의종
    Views 8935 

    ‘안 되’는 ‘안 돼’

  6. No Image 22Jan
    by 바람의종
    2010/01/22 by 바람의종
    Views 9331 

    ‘암(수)캐’가 ‘암(수)개’로

  7. No Image 19Jun
    by 바람의종
    2008/06/19 by 바람의종
    Views 6781 

    ‘앗다’ 쓰임

  8. No Image 18Apr
    by 바람의종
    2010/04/18 by 바람의종
    Views 14074 

    ‘앗다’와 ‘호함지다’

  9. No Image 06May
    by 風文
    2020/05/06 by 風文
    Views 1906 

    ‘엘씨디로’ / 각출-갹출

  10. No Image 07Jan
    by 바람의종
    2008/01/07 by 바람의종
    Views 7287 

    ‘오빠 부대’

  11. No Image 28Nov
    by 風文
    2022/11/28 by 風文
    Views 1334 

    ‘외국어’라는 외부, ‘영어’라는 내부

  12. No Image 18Feb
    by 風文
    2024/02/18 by 風文
    Views 926 

    ‘요새’와 ‘금세’

  13. No Image 13Oct
    by 바람의종
    2007/10/13 by 바람의종
    Views 10157 

    ‘우거지붙이’ 말

  14. No Image 06Dec
    by 風文
    2022/12/06 by 風文
    Views 1118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15. No Image 19Jun
    by 바람의종
    2010/06/19 by 바람의종
    Views 10981 

    ‘으’의 탈락

  16. No Image 26May
    by 風文
    2023/05/26 by 風文
    Views 1041 

    ‘이’와 ‘히’

  17. No Image 30Dec
    by 風文
    2023/12/30 by 風文
    Views 920 

    ‘이고세’와 ‘푸르지오’

  18. No Image 09Jan
    by 바람의종
    2010/01/09 by 바람의종
    Views 6818 

    ‘이다’‘아니다’와만 결합하는 ‘-에요’

  19. No Image 18Dec
    by 바람의종
    2008/12/18 by 바람의종
    Views 8007 

    ‘자꾸’와 ‘지퍼’

  20. No Image 26Mar
    by 바람의종
    2010/03/26 by 바람의종
    Views 13037 

    ‘직하다’와 ‘-ㅁ/음직하다’

  21. No Image 16Jul
    by 風文
    2022/07/16 by 風文
    Views 888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22. No Image 01Jul
    by 風文
    2023/07/01 by 風文
    Views 1694 

    ‘쫓다’와 ‘쫒다’

  23. No Image 09Nov
    by 바람의종
    2009/11/09 by 바람의종
    Views 8875 

    ‘첫 참석’

  24. No Image 21Feb
    by 바람의종
    2010/02/21 by 바람의종
    Views 9562 

    ‘첫날밤이요’

  25. No Image 16Jan
    by 風文
    2023/01/16 by 風文
    Views 1435 

    ‘통일’의 반대말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