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0.08 19:51

살코기

조회 수 7577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살코기

중세 우리말 가운데 임자씨(체언)가 홀소리로 시작하는 토씨와 이어질 때 ‘ㅎ’이 덧붙는 낱말들이 있었다. 이 낱말들은 또 거센소리가 될 수 있는 ‘ㄱ’, ‘ㄷ’, ‘ㅂ’ 앞에서는 ‘ㅋ’, ‘ㅌ’, ‘ㅍ’이 되었다. 이런 낱말들을 ‘ㅎ종성체언’이라고 한다. ‘ㅎ개입체언’ 또는 ‘ㅎ 토를 취하는 특수체언’이라고도 한다. 덧붙는 ㅎ을 앞말의 끝소리로 보느냐, 사잇소리로 보느냐, 뒷말의 첫소리로 보느냐에 따라 용어가 갈리었다고 하겠다.

‘뼈를 발라낸 살코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보도에서 자주 보이는 구절이다. ‘살코기’는 ‘살+고기’로 된 합성어인데, ‘고’가 ‘코’로 되었다. 중세 ‘ㅎ종성체언’의 영향이 현대어에도 나타나는 것이다. ‘암/수’, ‘머리’, ‘안’, ‘살’이 그런 낱말들이다. 이것들이 일정한 음운환경에서 합성어를 이루면서 ‘ㅎ’이 덧붙어 ‘암탉(닭)’, ‘수퇘지(돼지)’, ‘머리카락(가락)’, ‘안팎(밖)’, ‘살코기(고기)’가 된다.

<표준어 규정>에는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한다고 되어 있지만, 예외도 두고 있어 상당히 복잡하다.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 이렇게 아홉 낱말은 거센소리를 인정하고, 나머지 낱말들은 원래의 꼴대로 적는다. 다만 ‘숫양, 숫염소, 숫쥐’는 예외적으로 ‘숫-’으로 한다. 개는 ‘수캐’로 하면서 고라니는 ‘수고라니’로 하니 일관성도 없다. 낱낱이 외울 수밖에 없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53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03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945
1830 삼인칭 대명사 / '동양'과 '서양' 風文 2020.07.06 2024
1829 삼우제 바람의종 2007.07.20 10709
1828 삼십육계 줄행랑 바람의종 2008.01.16 12299
1827 삼수갑산을 가다 바람의종 2008.01.16 8577
1826 삼수갑산 바람의종 2010.03.07 10060
1825 삼삼하다 風磬 2006.12.29 11143
1824 삼복더위 바람의종 2009.03.04 8134
1823 삼박하다 風磬 2006.12.26 13588
1822 삼디가 어때서 風文 2022.02.01 1268
1821 삼겹살의 나이 바람의종 2012.05.04 11965
1820 삼가 바람의종 2008.10.04 5294
1819 살피재 바람의종 2008.05.27 7968
1818 살쾡이 file 바람의종 2009.07.15 6110
» 살코기 바람의종 2009.10.08 7577
1816 살처분 바람의종 2010.10.30 7343
1815 살찌다, 살지다 바람의종 2010.04.07 9971
1814 살짝궁, 살짜궁 / 살짝이, 살짜기 바람의종 2010.12.19 11161
1813 살인 진드기 風文 2020.05.02 1383
1812 살얼음 / 박빙 바람의종 2010.10.30 10211
1811 살아 진천 죽어 용인 바람의종 2008.01.15 16432
1810 살사리꽃 바람의종 2009.09.07 7091
1809 살망졍이 바람의종 2009.07.26 653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