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0.08 19:51

살코기

조회 수 7608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살코기

중세 우리말 가운데 임자씨(체언)가 홀소리로 시작하는 토씨와 이어질 때 ‘ㅎ’이 덧붙는 낱말들이 있었다. 이 낱말들은 또 거센소리가 될 수 있는 ‘ㄱ’, ‘ㄷ’, ‘ㅂ’ 앞에서는 ‘ㅋ’, ‘ㅌ’, ‘ㅍ’이 되었다. 이런 낱말들을 ‘ㅎ종성체언’이라고 한다. ‘ㅎ개입체언’ 또는 ‘ㅎ 토를 취하는 특수체언’이라고도 한다. 덧붙는 ㅎ을 앞말의 끝소리로 보느냐, 사잇소리로 보느냐, 뒷말의 첫소리로 보느냐에 따라 용어가 갈리었다고 하겠다.

‘뼈를 발라낸 살코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보도에서 자주 보이는 구절이다. ‘살코기’는 ‘살+고기’로 된 합성어인데, ‘고’가 ‘코’로 되었다. 중세 ‘ㅎ종성체언’의 영향이 현대어에도 나타나는 것이다. ‘암/수’, ‘머리’, ‘안’, ‘살’이 그런 낱말들이다. 이것들이 일정한 음운환경에서 합성어를 이루면서 ‘ㅎ’이 덧붙어 ‘암탉(닭)’, ‘수퇘지(돼지)’, ‘머리카락(가락)’, ‘안팎(밖)’, ‘살코기(고기)’가 된다.

<표준어 규정>에는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한다고 되어 있지만, 예외도 두고 있어 상당히 복잡하다.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 이렇게 아홉 낱말은 거센소리를 인정하고, 나머지 낱말들은 원래의 꼴대로 적는다. 다만 ‘숫양, 숫염소, 숫쥐’는 예외적으로 ‘숫-’으로 한다. 개는 ‘수캐’로 하면서 고라니는 ‘수고라니’로 하니 일관성도 없다. 낱낱이 외울 수밖에 없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79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31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215
1236 돋우다와 돋구다 바람의종 2010.03.22 13788
1235 하룻강아지 바람의종 2010.03.22 12241
1234 해프닝 바람의종 2010.03.22 10821
1233 하느님, 하나님 바람의종 2010.03.22 9787
1232 하냥 file 바람의종 2010.03.23 12547
1231 ‘감투’와 ‘망탕’ 바람의종 2010.03.23 16183
1230 가늠,가름,갈음 바람의종 2010.03.23 13557
1229 거치다와 걸치다 바람의종 2010.03.23 15209
1228 양해의 말씀 / 기라성 바람의종 2010.03.23 13178
1227 양방향 / 쌍방향 바람의종 2010.03.23 10356
1226 구리무와 포마드 바람의종 2010.03.24 11850
1225 안절부절못하다 바람의종 2010.03.24 13333
1224 쟁이와 장이 바람의종 2010.03.24 16327
1223 버스 값, 버스비, 버스 요금 바람의종 2010.03.24 14259
1222 뇌살, 뇌쇄 / 다례, 차례 / 금슬, 금술, 금실 / 귀절, 구절 바람의종 2010.03.24 14597
1221 엄청 바람의종 2010.03.26 10418
1220 호분차 온나! file 바람의종 2010.03.26 12691
1219 ‘직하다’와 ‘-ㅁ/음직하다’ 바람의종 2010.03.26 13219
1218 결제와 결재 바람의종 2010.03.26 14713
1217 조그만한, 자그만한 바람의종 2010.03.26 10916
1216 내려쬐다, 내리쬐다 바람의종 2010.03.26 10686
1215 ‘긴장’과 ‘비난수’ 바람의종 2010.03.30 180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