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0.02 08:50

이모작

조회 수 8500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이모작

여름에는 벼농사를 짓고, 겨울에는 보리농사를 짓는 것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논농사였다. 같은 경작지에서 한 해에 두 번 수확하는 것이다. 밭에서도 돌려짓기를 했다. 인삼 같은 작물은 파종에서 수확까지 여러 해가 걸리지만, 작물에 따라서는 한 해에 세 번까지도 돌려짓기를 할 수 있다. 같은 경작지에서 한 해에 두 번 씨 뿌리고 두 번 거두는 것을 ‘이모작’(二毛作)이라 한다. ‘양그루’ 또는 ‘그루갈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모작은 한 해에 같은 경작지에다 벼-보리처럼 다른 작물을 돌려 지을 때 쓰는 말이고, 같은 작물을 두 번 이어 지을 때는 ‘이기작’(二期作)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한 해에 같은 논에다 두 번 벼농사를 지으면 이기작이다. 경작기간이 짧은 올벼를 심으면 우리나라에서도 이기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일자리 만들기 나누기 인생 2모작’. 한 신문 기획 시리즈에 나오는 말이다. 한창나이인데, 구조조정이니 명예퇴직이니 하는 데 걸려 직장에서 나온 사람들이 ‘사오정’이나 ‘오륙도’로 남지 않고 경력을 살려 재취업 기회를 찾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서는 ‘재취업’에 해당하는 말로 ‘이모작’이란 말을 끌어다 썼다. 그런데 왜 이기작이 아니고 이모작일까? 속마음이야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오히려 더 잘할 자신이 있겠지만, 이기작이 아니라 이모작이라고 해서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일이 벼농사였다면, 앞으로는 보리농사라도 짓겠다는 겸손한 마음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89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53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355
1852 호우, 집중호우 / 큰비, 장대비 바람의종 2009.07.29 8476
1851 북녘의 속담 바람의종 2010.02.08 8480
1850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바람의종 2007.08.31 8480
1849 비박 바람의종 2009.05.12 8480
1848 노박비 바람의종 2008.02.11 8481
1847 망오지·강아지 바람의종 2008.06.13 8483
1846 멘트 바람의종 2010.02.15 8485
1845 구렛나루, 구레나루, 구렌나루 / 횡경막 / 관자노리 바람의종 2008.11.03 8487
1844 물어름 바람의종 2008.02.12 8488
1843 물다, 쏘다 바람의종 2009.10.07 8489
1842 필요한 사람?/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8490
1841 뽀개기 바람의종 2010.05.09 8493
1840 아슴찮아라, 참! file 바람의종 2010.05.09 8497
1839 호구 바람의종 2007.09.28 8497
1838 먹거리와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01.08 8498
» 이모작 바람의종 2009.10.02 8500
1836 갈치, 적다, 작다 바람의종 2008.10.25 8500
1835 합하 바람의종 2007.09.20 8501
1834 들여마시다 바람의종 2010.01.28 8502
1833 밸과 마음 바람의종 2008.04.09 8503
1832 비후까스 바람의종 2008.02.13 8511
1831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51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