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림꾼
언어예절
잘못을 저질렀다면 동네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게 된다. 그게 아닐 때가 문제다.
따돌리지 않고 사는 방법은 없을까? 어렵지만 착하고 못나게 사는 일일 터이다. 그 정도라면 따돌림을 당해도 아마 참고 견디며 웃어넘길 수도 있겠다. 그래도 안 되면 힘겹지만 떼거리에 맞서는 수밖에 없다. 힘센 쪽은 작은 불이익도 참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이른바 권력과 언론이 어떻게 한통속이 되어 왕따짓을 하는지를 밝히는 것도 한 방편이겠다. 도덕과 인간을 돌보지 못하게 하는 게 이익이다. 이익 앞에서 상대는 적이다. 적에게 이롭다면 나한텐 해롭다는 식이다.
이익 아닌 도덕을 택하기는 쉽지 않은데, 겸양과 헤아림에 생존이란 명분이 더해지면 큰 힘이 생긴다. 살아남는 일에서 수고로움을 따지는 것은 사치다. 비슷한 돌림쟁이 돌림꾼들이 뭉치는 것도 한 방편이겠다. 같이 대거리하고 맞서는 수단이 생긴다. 칼에는 칼, 법에는 법으로 갚는 데 손가락질할 사람은 없다.
저마다 한울·한얼·부처 경지라면 모르되 돌림말을 상대하는 데는 역시 말글이 제격이다. 말글로 온전히 담아내기는 어렵지만 그보다 나은 방편도 드물다. 말 없는 따돌림이 더 무섭고 무시는 이보다 더하지만, 이를 풀고 이기는 데도 좋은 말글을 두고 달리 뭐가 있겠는가.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040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688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1853 |
1852 | 미소를 띠다 / 미소를 띄우다 | 바람의종 | 2009.05.29 | 14310 |
1851 | 여부, 유무 | 바람의종 | 2009.05.29 | 15366 |
1850 | 아나운서 | 바람의종 | 2009.05.30 | 6345 |
1849 | 하더란대두 | 바람의종 | 2009.05.30 | 7337 |
1848 | 궁작이 | 바람의종 | 2009.05.30 | 6265 |
1847 | 재원(才媛), 향년 | 바람의종 | 2009.05.30 | 10005 |
1846 | 망년회(忘年會) | 바람의종 | 2009.05.30 | 6023 |
1845 | 찌찌 | 바람의종 | 2009.05.31 | 7524 |
1844 | 찌르레기 | 바람의종 | 2009.05.31 | 8773 |
1843 | 토씨의 사용 | 바람의종 | 2009.05.31 | 6247 |
1842 | 주위 산만, 주의 산만 | 바람의종 | 2009.05.31 | 10926 |
1841 | 나이 | 바람의종 | 2009.06.01 | 6011 |
1840 | 파이팅 | 바람의종 | 2009.06.01 | 8927 |
1839 | 그라운드를 누비다, 태클, 세리머니 | 바람의종 | 2009.06.01 | 9447 |
1838 | 날더러, 너더러, 저더러 | 바람의종 | 2009.06.01 | 7674 |
1837 | 물총새 | 바람의종 | 2009.06.09 | 9010 |
1836 | 흥정 | 바람의종 | 2009.06.09 | 10122 |
1835 | 셀프-서비스 | 바람의종 | 2009.06.09 | 5936 |
1834 | 달디달다, 다디단, 자디잘다, 길디길다 | 바람의종 | 2009.06.09 | 10817 |
1833 | 모하구로? | 바람의종 | 2009.06.11 | 5890 |
1832 | 믿그리 | 바람의종 | 2009.06.11 | 6348 |
1831 | 귀성 | 바람의종 | 2009.06.11 | 1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