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9.26 12:08

엄치미 좋아!

조회 수 7329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엄치미 좋아!

‘엄치미’는 표준어 ‘꽤, 제법, 많이’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경상 지역에서 쓴다. “사나라꼬(남자라고) 일로(일을) 엄치미 한다.” ‘엄치미’와 유사한 말로는 ‘엉체미~엉채미’를 들 수 있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선 ‘엉체미’를 ‘많이’의 잘못으로 풀이했다. 또 <우리말큰사전>에서 ‘엉체미’는 ‘많이’의 고장말로만 풀이했으나, <한국방언연구>에서는 함경북도 고장말로 보고한 바 있다.

‘엄치미’와 ‘엉체미’는 모두 ‘대견하다, 대단하다’라는 뜻의 경상도 고장말 ‘엄첩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여보게 만술아비/ 니 정성이 엄첩다/ 이승 저승 다 다녀도 인정보다 귀한 것 있을라꼬”(박목월의 시 ‘만술 아비의 축문’)

‘엄치미’와 대응하는 또다른 형태의 경상도 고장말은 ‘엄치’다. “날이 샐라 카믄 엄치 있어야겄지?”(<토지>, 박경리) 겉으로 보면 ‘엄치’가 ‘엄치미>엄치’와 같은 변화를 겪은 고장말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꼭 그렇다고만은 볼 수 없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나타나는 ‘엄칭이’(엄청, 많이)는 부사 ‘엄청’과 부사를 만드는 토 ‘-이’가 결합된 ‘엄청이’가 ‘엄청이>엄쳉이>엄칭이’로 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근디, 굿값얼 앞돈만도 엄칭이 줬다미로?” 따라서 고장말 ‘엄치’나 ‘엄치미’는 ‘엄칭이>엄치이>엄치’ 혹은 ‘엄첩이>엄쳅이>엄칩이>엄치미~엄치’와 같은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26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79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700
1628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바람의종 2010.12.19 17127
1627 부딪치다, 부딪히다, 부닥치다 바람의종 2008.10.24 21179
1626 부득이하게? ‘부득이’면 족하다 바람의종 2010.01.14 17319
1625 부동층이 부럽다, 선입견 風文 2022.10.15 1029
1624 부기와 붓기 바람의종 2010.05.18 11346
1623 봉우리, 봉오리 바람의종 2009.07.26 10732
1622 봉숭아, 복숭아 바람의종 2008.09.18 8455
1621 봉두난발 바람의종 2007.11.05 10526
1620 봇물을 이루다 바람의종 2010.01.22 12054
1619 봄맞이꽃 바람의종 2008.06.27 5273
1618 봄날은 온다 윤안젤로 2013.03.27 19718
1617 볼장 다보다 바람의종 2008.01.13 19139
1616 볼멘소리 바람의종 2010.09.03 8363
1615 볼멘소리 風磬 2006.12.20 6926
1614 본정통(本町通) 風文 2023.11.14 1006
1613 본때없다, 본데없다, 본떼없다, 본대없다 바람의종 2010.10.18 26931
1612 본따다 바람의종 2011.11.30 9712
1611 본데없다 바람의종 2008.01.12 8361
1610 복허리에 복달임 바람의종 2010.06.19 9436
1609 복합어와 띄어쓰기 3 바람의종 2009.03.29 10499
1608 복합어와 띄어쓰기 2 바람의종 2009.03.29 8551
1607 복합어와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3.29 1235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