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치미 좋아!
‘엄치미’는 표준어 ‘꽤, 제법, 많이’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경상 지역에서 쓴다. “사나라꼬(남자라고) 일로(일을) 엄치미 한다.” ‘엄치미’와 유사한 말로는 ‘엉체미~엉채미’를 들 수 있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선 ‘엉체미’를 ‘많이’의 잘못으로 풀이했다. 또 <우리말큰사전>에서 ‘엉체미’는 ‘많이’의 고장말로만 풀이했으나, <한국방언연구>에서는 함경북도 고장말로 보고한 바 있다.
‘엄치미’와 ‘엉체미’는 모두 ‘대견하다, 대단하다’라는 뜻의 경상도 고장말 ‘엄첩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여보게 만술아비/ 니 정성이 엄첩다/ 이승 저승 다 다녀도 인정보다 귀한 것 있을라꼬”(박목월의 시 ‘만술 아비의 축문’)
‘엄치미’와 대응하는 또다른 형태의 경상도 고장말은 ‘엄치’다. “날이 샐라 카믄 엄치 있어야겄지?”(<토지>, 박경리) 겉으로 보면 ‘엄치’가 ‘엄치미>엄치’와 같은 변화를 겪은 고장말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꼭 그렇다고만은 볼 수 없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나타나는 ‘엄칭이’(엄청, 많이)는 부사 ‘엄청’과 부사를 만드는 토 ‘-이’가 결합된 ‘엄청이’가 ‘엄청이>엄쳉이>엄칭이’로 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근디, 굿값얼 앞돈만도 엄칭이 줬다미로?” 따라서 고장말 ‘엄치’나 ‘엄치미’는 ‘엄칭이>엄치이>엄치’ 혹은 ‘엄첩이>엄쳅이>엄칩이>엄치미~엄치’와 같은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904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5643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0523 |
1628 | 서방님 | 바람의종 | 2007.05.12 | 8447 |
1627 | 연륜 | 바람의종 | 2007.08.03 | 8446 |
1626 | 햇빛, 햇볕 | 바람의종 | 2008.07.24 | 8443 |
1625 | 구렛나루, 구레나루, 구렌나루 / 횡경막 / 관자노리 | 바람의종 | 2008.11.03 | 8443 |
1624 | 누리마루, 나래마루. | 바람의종 | 2009.11.15 | 8436 |
1623 | 질풍, 강풍, 폭풍, 태풍 | 바람의종 | 2007.08.23 | 8436 |
1622 | 장본인 | 바람의종 | 2007.08.14 | 8433 |
1621 | 비박 | 바람의종 | 2009.05.12 | 8421 |
1620 | 광대수염 | 바람의종 | 2008.02.13 | 8420 |
1619 | 사리 | 風磬 | 2006.12.26 | 8420 |
1618 | 두만강과 여진어 | 바람의종 | 2008.02.14 | 8419 |
1617 | 난장판 | 바람의종 | 2007.05.08 | 8417 |
1616 | 파랗다와 푸르다 | 윤영환 | 2008.09.03 | 8413 |
1615 | 북녘의 속담 | 바람의종 | 2010.02.08 | 8407 |
1614 | 새의 꼬리 | 바람의종 | 2010.02.07 | 8407 |
1613 | 가능·가성능/최인호 | 바람의종 | 2007.04.28 | 8404 |
1612 | 신청·청구 | 바람의종 | 2009.07.28 | 8401 |
1611 | "-읍니다""-습니다" | 바람의종 | 2008.05.03 | 8401 |
1610 | 망오지·강아지 | 바람의종 | 2008.06.13 | 8398 |
1609 | 누비다 | 風磬 | 2006.11.01 | 8397 |
1608 | 날래 가라우! | 바람의종 | 2009.10.06 | 8396 |
1607 | 게르만 말겨레 | 바람의종 | 2008.02.05 | 83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