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9.26 12:08

엄치미 좋아!

조회 수 7379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엄치미 좋아!

‘엄치미’는 표준어 ‘꽤, 제법, 많이’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경상 지역에서 쓴다. “사나라꼬(남자라고) 일로(일을) 엄치미 한다.” ‘엄치미’와 유사한 말로는 ‘엉체미~엉채미’를 들 수 있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선 ‘엉체미’를 ‘많이’의 잘못으로 풀이했다. 또 <우리말큰사전>에서 ‘엉체미’는 ‘많이’의 고장말로만 풀이했으나, <한국방언연구>에서는 함경북도 고장말로 보고한 바 있다.

‘엄치미’와 ‘엉체미’는 모두 ‘대견하다, 대단하다’라는 뜻의 경상도 고장말 ‘엄첩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여보게 만술아비/ 니 정성이 엄첩다/ 이승 저승 다 다녀도 인정보다 귀한 것 있을라꼬”(박목월의 시 ‘만술 아비의 축문’)

‘엄치미’와 대응하는 또다른 형태의 경상도 고장말은 ‘엄치’다. “날이 샐라 카믄 엄치 있어야겄지?”(<토지>, 박경리) 겉으로 보면 ‘엄치’가 ‘엄치미>엄치’와 같은 변화를 겪은 고장말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꼭 그렇다고만은 볼 수 없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나타나는 ‘엄칭이’(엄청, 많이)는 부사 ‘엄청’과 부사를 만드는 토 ‘-이’가 결합된 ‘엄청이’가 ‘엄청이>엄쳉이>엄칭이’로 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근디, 굿값얼 앞돈만도 엄칭이 줬다미로?” 따라서 고장말 ‘엄치’나 ‘엄치미’는 ‘엄칭이>엄치이>엄치’ 혹은 ‘엄첩이>엄쳅이>엄칩이>엄치미~엄치’와 같은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9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66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484
1852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바람의종 2007.08.31 8480
1851 비박 바람의종 2009.05.12 8480
1850 노박비 바람의종 2008.02.11 8481
1849 토씨 하나 잘못 쓰면 바람의종 2010.05.06 8481
1848 망오지·강아지 바람의종 2008.06.13 8483
1847 북녘의 속담 바람의종 2010.02.08 8484
1846 멘트 바람의종 2010.02.15 8485
1845 구렛나루, 구레나루, 구렌나루 / 횡경막 / 관자노리 바람의종 2008.11.03 8487
1844 물어름 바람의종 2008.02.12 8488
1843 물다, 쏘다 바람의종 2009.10.07 8489
1842 필요한 사람?/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8492
1841 뽀개기 바람의종 2010.05.09 8493
1840 아슴찮아라, 참! file 바람의종 2010.05.09 8497
1839 호구 바람의종 2007.09.28 8497
1838 먹거리와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01.08 8498
1837 이모작 바람의종 2009.10.02 8500
1836 갈치, 적다, 작다 바람의종 2008.10.25 8500
1835 들여마시다 바람의종 2010.01.28 8502
1834 밸과 마음 바람의종 2008.04.09 8503
1833 합하 바람의종 2007.09.20 8505
1832 비후까스 바람의종 2008.02.13 8511
1831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51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