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9.26 12:07

돌림말

조회 수 7759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돌림말

‘돌림’으로는 모자라 ‘따돌림’을 쓰고, ‘왕따’까지 만들어 사전에 올렸다. 패거리에 끼워주지 않거나 누구를 찍어 내치기도 한다. 사람을 떼지어 괴롭히고 못살게 군다는 점에서 불공정하고 무척 비겁한 일이다. 그런데도 따돌림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성행한다. 그러니 이상한 일이 아니라 사람살이에서 늘 있는 짓거리로 인정하고 대처해야 할 문제로 봐야겠다. 따돌리고 못살게 굴고 업신여기고 속이고 감추고 폭로하고 비웃고 저주하는 데 동원되는 주된 방편이 결국 말글이다.

사회에서는 공적인 권력이나 집단이 정의·형평성을 들추어 공공연히 행사되는 까닭에 더 무섭다. 권력도 권위적인 언어로 나타난다. 신문·방송·인터넷 따위 매체가 발달하고 다양해질수록 언어폭력 역시 정교해지고 다양해진다.

소문이나 사소한 추문이 부풀려지고 굴절돼 번지는 건 하루아침이다. 힘세고 유명한 사람, 훌륭한 사람, 깨끗한 사람, 맷집 좋은 사람도 그 앞에서 속절없이 당한다. 여기서 억울한 사람이 생긴다. 예절이나 관용이 통하지 않는 악머구리 사회와 다를 게 없다.

지난봄 우리는 이땅의 권력과 언론이 쏟아낸 숱한 말글들이 봉하마을의 죽음으로 결국 악머구리 돌림말이 되고 만 것을 겪었다. 문제는 드러나지 않은 비슷한 사례가 너무나 많다는 점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69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16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189
1830 한량 바람의종 2007.09.12 8446
1829 누리마루, 나래마루. 바람의종 2009.11.15 8447
1828 천덕꾸러기 바람의종 2007.05.23 8452
1827 비박 바람의종 2009.05.12 8452
1826 뽀개기 바람의종 2010.05.09 8455
1825 비후까스 바람의종 2008.02.13 8457
1824 해오라기 바람의종 2009.05.17 8462
1823 아슴찮아라, 참! file 바람의종 2010.05.09 8465
1822 수청 바람의종 2007.07.27 8473
1821 구렛나루, 구레나루, 구렌나루 / 횡경막 / 관자노리 바람의종 2008.11.03 8473
1820 멘트 바람의종 2010.02.15 8474
1819 단음절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2.05 8474
1818 물다, 쏘다 바람의종 2009.10.07 8474
1817 들여마시다 바람의종 2010.01.28 8484
1816 게르만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05 8486
1815 이모작 바람의종 2009.10.02 8489
1814 넋두리 風磬 2006.10.30 8489
1813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492
1812 봉숭아, 복숭아 바람의종 2008.09.18 8493
1811 비갈망 바람의종 2008.01.29 8499
1810 이판사판 바람의종 2007.12.17 8499
1809 난장판 바람의종 2007.05.08 850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