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8.27 04:12

억수로 좋노?

조회 수 559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억수로 좋노?

고장말

고장말 ‘겁나게’가 전라도 사람임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표지라고 한다면, ‘억수로’는 ‘아주’ 혹은 ‘매우’의 뜻을 갖는 전형적인 경상도 고장말이다. “술이 억수로 취해가지고 잘 걷지도 못하데예.”(<토지> 박경리) “박형, 차말로 신경 억수로 씌기 만드네.”(<겨울 미포만> 방현석) ‘억수로’는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의 뜻을 갖는 ‘억수’와 토씨 ‘-로’가 결합하여 부사로 굳어진 말이다.

‘억수로’는 비가 내리는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퍼붓다, 쏟아붓다, 내리다, 쏟아지다’ 같은 말과 결합할 때는 여전히 명사 그대로의 뜻을 갖는다. “비가 아무리 억수로 쏟아져도 송장을 방으다 썩흘 수 있냐?”(<한국구비문학대계> 전북편) “한밤중에 억수로 퍼붓는 비발 속을 헤치고 이 기대로 향해 달려간 날을 백으로도 헤아릴 수 없다.”(<새일터로> 박성호(북녘 작가))

‘억수’는 한자어 ‘악수’(惡水)가 ‘악수>억수’와 같은 변화를 겪은 것인데, ‘악수’와 ‘-로’가 결합한 ‘악수로’는 ‘억수로’와 같이 ‘매우’ 혹은 ‘아주’의 뜻으로는 쓰이지 않고 원래의 뜻으로만 사용된다. “비야, 비야, 올 테면 악수로 퍼부어라, 주성을 쓸어 가게.”(<변방에 우짖는 새> 현기영) “구름이 연해지더니 각중에(갑자기) 비가 악수로 쏟아지더니마…”(<한국구비문학대계> 경남편) “마 소나기가 악수로 따롸가 도저히 피신할 곶이 없어.”(위 책 경북편)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6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26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206
1782 고문과, 짬밥 바람의종 2009.09.01 9252
1781 "드리다"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01 18246
1780 한거 가 가라! file 바람의종 2009.09.01 6393
1779 참말 바람의종 2009.09.01 9392
1778 유례 / 유래 바람의종 2009.08.29 10791
1777 '-화하다' / '-화시키다' 바람의종 2009.08.29 17778
1776 무더위 바람의종 2009.08.29 5952
1775 도요새 바람의종 2009.08.29 6281
1774 마도로스 바람의종 2009.08.29 6115
1773 역할 / 역활 바람의종 2009.08.27 19883
1772 "잘"과 "못"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8.27 23457
1771 깡총깡총 / 부조 바람의종 2009.08.27 8561
1770 쟈고미 바람의종 2009.08.27 6887
» 억수로 좋노? 바람의종 2009.08.27 5596
1768 -화하다, -화되다 바람의종 2009.08.07 9439
1767 모밀국수, 메밀국수, 소바 바람의종 2009.08.07 9881
1766 맛빼기, 맛배기, 맛뵈기 바람의종 2009.08.07 10513
1765 문진 바람의종 2009.08.07 7753
1764 청설모 바람의종 2009.08.07 8680
1763 안 해, 안돼 바람의종 2009.08.06 7715
1762 인상착의, 금품수수 바람의종 2009.08.06 7468
1761 얇다, 가늘다 바람의종 2009.08.06 1427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