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8.02 03:44

머슴날

조회 수 7233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머슴날

언어예절

먹고살자면 마땅히 일을 해야 하며, 놀고먹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들 여긴다. 어떤 사회든 필요에 따라 일거리를 만들고 사람을 부린다. 일 따라 계층이 생기고, 계층·계급 따라 하는 일이 나뉘며, 벌이 차이가 나고 이로써 높낮이가 생긴다.

‘일하지 않으면 품삯도 없다’(무노동 무임금)는 말은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무서운 얘긴데, 흔히 경영자들이 노동조합 전임자에게 품삯을 주지 않으면서 쓰기도 한다.

일거리가 있는데도 일하기를 마다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일거리·일자리를 애써 찾아도 얻지 못해 노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5월1일은 노동절이다. 근로자 곧 일꾼들의 날이다. 농촌경제가 중심이던 옛시절에도 비슷한 날이 있었다. 아직 바쁜 농사철이 되기 전인 음력 이월 초하룻날. 머슴날·일꾼날에다 사람 따라 노비날이니 하리아드랫날이니 했으나 일꾼들의 잔칫날인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어려워진 살림 탓인지 올해도 잔칫날 기분이 나지 않는 듯하다.

전날, 머슴은 새경(연봉)을 받았는데, 요즘 월급쟁이와 별다를 게 없었다. 자본가는 자본을 묻어두거나 돌리는 일이, 경영자는 기업 살림살이가 곧 일이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머슴 아닌 사람이 없다. 그러니 일에 차별을 두거나 일을 낮잡는 생각이 곧 자신을 차별하고 업신여기는 일인 셈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58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11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082
1060 메다와 지다 바람의종 2008.03.06 7386
1059 속수무책 바람의종 2007.12.13 7382
1058 로비 바람의종 2008.02.10 7382
1057 엄치미 좋아! 바람의종 2009.09.26 7381
1056 비지땀 風磬 2006.12.23 7380
1055 그녀 바람의종 2009.07.10 7380
1054 안겨오다 바람의종 2008.04.06 7378
1053 시남이 댕게라! 바람의종 2009.12.18 7378
1052 난친이 바위 바람의종 2008.02.24 7377
1051 살처분 바람의종 2010.10.30 7374
1050 성은, 승은, 사약 바람의종 2008.11.18 7373
1049 사이비 바람의종 2007.07.18 7372
1048 쇠뜨기 바람의종 2008.01.15 7370
1047 어미 ‘-디’ 바람의종 2010.07.20 7365
1046 그라모 어쩝니껴? 바람의종 2010.02.25 7363
1045 대비, 대처 바람의종 2012.06.26 7363
1044 송고리 바람의종 2009.07.07 7362
1043 삭부리 바람의종 2008.08.04 7357
1042 수구리 바람의종 2009.05.04 7357
1041 안절부절 못하다 바람의종 2008.01.22 7357
1040 너구리 바람의종 2008.12.07 7356
1039 분꽃 바람의종 2008.04.14 735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 157 Next
/ 157